넷플릭스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던 ‘오징어 게임’ 미국판 스핀오프 제작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더플레이리스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가제 ‘헤클러’로 개발해 온 해당 프로젝트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헤클러’는 영화 ‘파이트 클럽’, ‘조디악’, ‘나를 찾아줘’ 등을 연출한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영국 드라마 ‘유토피아’의 작가 데니스 켈리가 각본을 맡을 예정이었다. 미국판 ‘오징어 게임’으로 기획됐지만 실제 촬영은 영국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핀처와 켈리의 인연은 과거 ‘유토피아’의 미국 리메이크 추진 과정에서 시작됐다. 핀처는 질리언 플린이 각본을 쓴 HBO판 ‘유토피아’의 연출을 맡아 루니 마라 주연으로 제작을 준비했으나 예산 문제로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이후 플린은 아마존에서 별도의 리메이크 작품을 완성했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핀처가 ‘헤클러’의 각본을 켈리에게 직접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헤클러’ 제작설에 힘을 실은 것은 ‘오징어 게임3’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프론트맨 역의 이병헌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뒷골목에서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딱지치기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해당 장면과 미국판 스핀오프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블란쳇은 이후 어떤 형태로든 ‘오징어 게임’ 프랜차이즈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대담하게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란쳇이 실제로 ‘헤클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더플레이리스트는 해당 장면 역시 블란쳇이나 그가 연기한 미국인 리크루터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넷플릭스 내부의 임원 교체와 수년에 걸친 개발 과정에서 ‘오징어 게임’ 프랜차이즈에 대한 우선순위가 달라진 것을 제작 무산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핀처 감독이 다른 영화 작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프로젝트가 추진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영어권 미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각국 시장에 적합한 현지화 버전을 검토하는 데 더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소식통은 프랑스어나 노르웨이어 버전 등의 가능성은 아직 추측에 불과하며, 현재 실제로 제작 중인 지역별 프로젝트는 없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정재와 이병헌이 주연을 맡은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 가운데 하나다. 2022년 한국 작품 최초로 크리틱스초이스에서 수상했으며, 같은 해 미국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한편 핀처 감독은 현재 브래드 피트 주연의 ‘어드벤처 오브 클리프 부스’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11월 25일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추가 촬영과 재촬영을 앞두고 있다.
핀처의 다른 차기작으로는 ‘차이나타운’ 프리퀄과 서부극 ‘비터루트’, 질리언 플린과 공동 개발 중인 장편영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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