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9일 대구·경북(TK) 표심을 겨냥해 당의 외연 확장과 지방성장,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등을 놓고 각기 다른 구상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민석 후보는 TK를 비롯한 험지에서의 재도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정청래 후보는 자신을 '강력한 개혁 당대표'로 내세우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송영길 후보는 정 후보를 겨냥해 '청래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9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金 "대구 2·28 헌법 전문에 담겠다…TK에서도 먹히는 당대표"
김민석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대구·경북의 민주당 재건을 강조하며 "김부겸은 포기하지 않는다. 제2, 제3의 김부겸은 계속될 것"이라며 "민주당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의 민주화 역사를 강조하며 2·28 민주학생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 2·28, 부마, 광주 5·18, 6·10, 빛의 혁명 모두 헌법 전문에 담길 자격과 의미가 충분하다"며 "국회에서 앞으로 개헌을 추진할 때 선관위 혁신, 계엄 조항 개정, 결선투표 도입, 권력구조 개편과 함께 대구 2·28도 헌법 전문에 담아 대구의 뿌리가 민주정신임을 분명히 하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와 청년을 통한 당의 외연 확장 구상도 내놨다. 김 후보는 대구 출신 가수 고(故) 김광석과 전북 익산 출신 가수 고(故) 김민기 등을 언급하며 "K팝 한류의 거대한 뿌리"라며 "민주당은 젊어져야 하고 문화 정당이 돼야 청년 정당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대표가 되면 영남과 호남에 각각 청년위원회를 중심으로 김광석·김민기 청년문화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TK 등 험지에서 활동하는 민주당 인사에 대한 지원책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강원 등 험지 낙선자에게 야인 시절 학습하고 훈련하고 네트워킹할 기회와 자원을 제공하겠다"며 "도전하고 고립돼 좌절하는 험지의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지방 성장 공약도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호남에서 충청, 영남으로 이어지는 3대 메가프로젝트가 당과 정부의 제1호 과제라며 "동시에 지방 성장을 뒷받침할 현지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당대표가 되면 일주일에 이틀씩 지도부와 함께 지역에 상주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특히 "8월 18일 당선되면 첫 번째 주에 경북 안동을 방문하겠다"며 안동을 경북 내 민주당의 대표 책임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안동에서 경북으로 민주가 뻗어나가게 하겠다"며 TK에서 민주당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에 표를 올리는 당 대표, 대구 경북에서도 먹히는 당 대표, 대구 경북에 유세했을 때 도움이 될 당 대표가 누구인가"라며 "대체불가의 민주당은 여러분의 든든한 당 대표, 대체불가 김민석이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내겠다. 대체불가 당정관계 만들어 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鄭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제일 잘할 것"…"이명박 임기 내" 말실수도
정청래 후보는 대구를 민주당의 '아버지'에 비유했다. 정 후보는 "대구는 제가 초선 때 제 등을 토닥여주며 격려해 줬던 인혁당 피해자 강창덕 고문이 묻혀 있는 곳"이라며 "인혁당 사법살인의 선배 열사들이 묻혀 있는 민주주의의 뼈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아버지가 대구, 경북이고 민주당이 깃발 들고 외로운 길, 험한 길 달려온 여러분들이 진정한 애국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당내 개혁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민주당은 가장 민주당다울 때 승리했다. 개혁할 때 승리했다"며 "강력한 개혁 당대표 정청래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도 당대표의 역량과 연결했다. 정 후보는 "국가 프로젝트가 누가 당대표가 되는가에 따라 하고 못 하고의 문제냐"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도체 특별법 제정과 광역교통망 구축, 인허가 제도 추진, 정주 여건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 후보는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를 차질 없이 추진해서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반도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정청래가 하겠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이명박 전 대통령과 혼동하는 말실수를 했다. 정 후보는 현장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다음 발언으로 넘어갔다.
정 후보는 "다음 총선에서 호남은 특별히 더 개혁 공천을 하겠다"며 "이번 6·3 공천에서 전 당원 투표로 이번에 안 될 사람이 구의원·시의원·국회의원이 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총단결해야 한다"며 "조국혁신당과 하루빨리 합당하고 진보당 등과 손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명, 분열을 외치고 근거 없이 신천지를 외치면서 어떻게 총선을 이기느냐"고 반문했다.
정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의리'를 강조했다. 그는 "당과 의리, 이재명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지키겠다"며 "정청래가 의리 하나만큼은 으리으리하다"고 말한 뒤 "민주당은 민주당답게 정청래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宋 "김부겸 캠프서 당대표 오지 말아달라고 했다…혁신당과 합당 반대"
송영길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송 후보는 연설 초반부터 '청래당'을 거론하며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자기 이름으로 정당을 한 사람은 조국혁신당, 청래당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을 철저하게 사유하고 자기 정치를 함으로써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3인방을 완전히 자기 패거리로 만들어 대통령과 대적하는 세력이 민주당의 지도부가 되면 되겠느냐"고 정 후보를 정면 비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선거 패배를 거론하며 당시 당 지도부의 책임을 언급했다. 송 후보는 "얼마 전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오찬을 하면서 같이 한탄했다. '추경호 너 뭐했어' '경제 부총리하면서 너 뭐했냐'하면서 이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우리 당 지도부는 내란 종식만 떠들다가 당대표가 대구에 와도 환영받지 못하고 후보 캠프에서 제발 오지 말아 달라는 분위기였다"고 언급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 후보는 "혁신당과 통합하면 서울시장 선거를 이긴다는 정신 승리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며 "저 송영길은 혁신당의 합당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신 "교섭단체 요건을 10석으로 낮춰 혁신당이 진보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서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발언도 공격했다. 송 후보는 정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 임기 안에 반도체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미 이명박 임기는 끝났다. 말실수할 수 있다"면서도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는 것은 말실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당대표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그것은 실력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인천시장으로서 인천의 재정위기를 극복한 경험과 경제·외교 역량을 내세우며 "큰 머리에 HBM을 장착해 GPU 이재명과 함께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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