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비중이 전체 중 40%에 육박하면서 국내 소비 시장이 소량·실속·편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가구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 따라 대량 묶음 구매 공식이 빠르게 깨지고, 필요한 만큼만 바로 소비하는 '솔로 이코노미(1인 가구 중심 경제)'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824만4000가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일반 가구(2249만가구) 중 36.6%에 달하는 수치로 역대 최고 비중이며, 2인 가구(29.5%), 3인 가구(18.7%), 4인 이상 가구(15.2%)를 월등히 앞선다. 연령대별 1인 가구는 60대가 17.7%로 가장 많았고 30대(17.5%), 20대(16.9%) 순이었다.
소비 시장에서 1인 가구는 '큰손'이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신흥 유통 3강'인 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의 결제 추정 금액을 조사한 결과 무신사의 1인 가구 결제 비중은 47.4%로 절반에 육박했다. 올리브영과 다이소도 각각 44.4%, 29.7%로 나타났다.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시장의 변화도 뚜렷하다. 과거 3~4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던 박리다매형 대용량 할인 구매가 오히려 1인 가구에는 비용 낭비와 함께 잔여물 처리 부담으로 인식되면서 한번에 먹고 쓸 수 있는 소용량·소포장 제품과 주문 직후 바로 받아보는 즉시 배송 서비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유통·외식·배달업계 역시 1인 가구에 맞춘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공식품과 도시락 위주였던 편의점은 1000~3000원대 극소포장 신선식품과 간편식 라인업을 대폭 확장하는 추세다. 대형마트까지 갈 것 없이 집 앞에서 1인분 재료만 바로 사서 해결하려는 1인 가구의 장보기 수요가 늘면서 선택한 전략이다.
외식업계는 2인분 이상이 기본이던 메뉴판을 1인 반상이나 1인 전용 세트로 개편하고,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업계는 소액주문 서비스로 1인 가구 공략에 나섰다. 배민이 지난해 4월 도입한 소액주문 서비스 '한그릇'은 지난해에만 누적 주문 2700만건을 넘어섰다. 올해 7월 한달 간 한그릇 주문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소액 정기구독과 맞춤형 소단위 구성 등 1인 소비 친화형 상품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고 분석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인 가구 증가는 소비 시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과거 대량·가족 중심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소비와 프리미엄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들은 이제 '가족'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와 맞춤형 소비가 대한민국 소비 시장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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