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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글로벌 가전 기업 대부분이 직접 생산보다 중국의 제조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짜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 탓에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직접 제조보다 인공지능(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역량 확보에 더 집중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가전 기업들은 제조는 외부에 맡기고 본사는 브랜드와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월풀과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커지면서 자체 생산시설을 축소하고 외부 제조 생태계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소형·중저가 가전 대부분은 중국과 동유럽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 개발생산(ODM) 공급망으로 전환했으며, 소형 가전은 중국 전문 제조사에 위탁 조달하는 비중을 꾸준히 늘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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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은 보급형 액정표시장치(LCD) TV 생산을 중국 TCL에 모두 맡겼고, 소니 역시 TCL 위탁 생산 비중을 크게 확대했다. 볼륨존(대중시장) 제품은 중국 ODM 업체에 맡기고, 본사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화질 엔진 등 프리미엄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외주 확대와 자산 경량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가전업계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독보적인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자체 생산을 유지하되, 준프리미엄과 보급형 제품은 외주 없이는 중국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가전 산업의 경쟁력도 제조에서 소프트웨어와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제조 효율화보다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중국 내 가전 판매 사업에서 공식 철수하고 현지 생산시설을 수출 거점으로 전환했다. 그동안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핵심 대형 가전은 자체 생산 원칙을 유지하는 원칙을 고수했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는 지난 4월 임직원 경영설명회를 통해 식기세척기와 전자레인지, 보급형 에어컨 등 저마진 제품의 합작개발생산(JDM)·ODM 전환과 생산 거점 재편 방안을 공유하고 실행에 착수했다.
LG전자는 2020년부터 에어컨을 시작으로 품목별 생산 재편에 나섰다.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중국 제조 생태계를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공급망을 재편했다. 현재 보급형 드럼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 대형 가전의 볼륨존 제품은 중국 협력사와 JDM 방식으로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소형 가전은 중국 ODM 생태계를 활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 외주화 없이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며 “가전 경쟁의 중심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AI와 AI 기반 연결 생태계로 이동한 만큼 제조보다 소프트웨어와 AI 역량에 집중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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