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객 70%가 중국인…제주는 지금 '차이나 리스크'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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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객 70%가 중국인…제주는 지금 '차이나 리스크' 앞에 섰다

위키트리 2026-08-09 16:3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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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기사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요즘 제주시는 중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다"는 얘기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첫날인 29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국한 중국인 단체 크루즈관광객들이 버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위키트리에 따르면 최근 제주를 방문해 택시를 이용하는 동안 만난 기사들도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반응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 기사는 "중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택시업계도 사실 힘들다"며 "한국 사람들은 웬만하면 렌터카를 빌려서 다니니까, 택시를 자주 타는 건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장의 체감은 실제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제주도관광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2025년)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은 1386만1748명이었고,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224만2187명으로 전체의 16.2%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보다 33만6491명 늘어 17.7%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1161만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명 넘게 줄었다. 택시기사들이 체감하는 대로 내국인 관광객은 줄고 외국인 관광객은 늘어나는 흐름이 통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중국인 158만명, 대만·홍콩도 급증

국적별로는 중국인 관광객이 158만8107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70.2%를 차지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중국 관광객은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이어 대만이 23만3590명(10.4%)으로 뒤를 이었고, 일본 8만2140명(3.7%), 미국 5만5449명(2.5%), 홍콩 4만9729명(2.2%), 싱가포르 4만7130명(2.1%) 순이었다. 택시기사들이 유독 "중국인이 많다"고 체감하는 배경에는 이런 압도적인 비중이 있다.

대만 관광객 증가세도 눈에 띈다. 제주~타이베이 직항 노선이 이어지면서 대만인 관광객 수는 2024년 처음 10만명을 넘어섰다. 티웨이항공에 따르면 제주~타이베이(타오위안) 노선 탑승객의 약 80%가 대만 국적이고, 제주~가오슝 노선은 그 비중이 90%에 달한다. 홍콩 노선도 마찬가지다. 홍콩인들의 제주 관광 수요가 높아지면서 홍콩 익스프레스가 제주~홍콩 노선 운항 횟수를 늘렸는데, 지난해 12월 주 5회에서 일 2회로 증편했고, 올해 4월 2일부터는 진에어까지 제주~홍콩 노선에 주 7회로 신규 취항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제주공항 국제선 노선 가운데 일본 노선의 탑승률이 90.9%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대만 노선이며 중국 노선은 75.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국 무비자 확대에도 제주 쏠림은 여전

주목할 점은 따로 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한해 전국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 외 다른 지역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늘었다. 제주 관광업계는 전국 무비자 허용 대상이 단체 관광객에 한정된 데다, 중국과 제주를 잇는 항공 노선도 함께 늘어나면서 다른 지역의 무비자 확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으로 본다. 실제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90% 이상은 개별관광객(FIT)으로, 애초에 단체관광객 대상의 전국 무비자 확대와는 별도로 움직이는 수요다. 제주도는 이런 개별관광객 비중을 고려해 중국 관광객에 대해서는 전국 확대 이전부터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에게 30일 무비자를 적용해왔다.

렌터카 타는 내국인, 택시 타는 외국인

택시기사들의 말처럼, 제주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이동 수단이 뚜렷하게 갈리는 지역으로 꼽힌다. 내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자유롭게 섬을 도는 경우가 많은 반면, 렌터카 이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국제운전면허 절차가 번거로운 외국인 관광객들은 상대적으로 택시나 대중교통, 투어 상품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택시기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 우리도 어렵다"고 말하는 배경에는 이런 이동 수단의 구조적 차이가 있다.

제주도의 대응 전략은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선제적 대응 전략을 추진해왔다. 제주 방문 중국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개별관광객을 겨냥해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홍보를 확대하는 한편, 서울·부산 등 수도권을 거쳐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생활정보 플랫폼인 '다중뎬핑(大衆点評)'과 손잡고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캠페인도 진행했는데, 제주 원도심을 4개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의 특색과 역사를 골목상권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으로 소개하는 방식이다.

지역별 맞춤 전략도 세웠다. 중화권 특수목적테마상품 전문여행사 공모를 통해 도내 여행업계 8개사를 선정했으며, 광저우·선전 등 중국 남부지역에는 '미식' 특화 상품을, 선양·창춘 등 동북 3성 지역에는 '가족·교육여행' 상품을, 베이징 등지에는 '실버층 공략' 상품을 현지 여행업계와 협력해 홍보하고 있다.

한편 관광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행사·호텔·전세버스·관광지 등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반면, 농어촌민박 업계 등 일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오히려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상반된 시각도 나온다. 택시업계처럼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업종과, 내국인 수요에 더 기대는 업종 사이에서 온도차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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