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전 의식 잃고 '빈사' 상태…가족 "석방 않으면 다시는 못 볼 수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가 4년째 억류 중인 전직 미국 해병대원이 6주 넘게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인 로버트 길먼(32)의 가족을 대변하는 인권단체 글로벌 리치의 에릭 레브슨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길먼이 6주 전 '해리성 혼미' 상태에 빠졌고 현재 "빈사"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레브슨에 따르면 길먼은 모스크바에서 약 6시간 떨어진 교도소 내 병원에 있다가 최근 민간 병원의 정신과 병동으로 옮겨졌다.
길먼은 현재 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있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수갑이 채워진 채 병상에 누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브슨은 길먼이 향정신성 약물 복용을 강요당했으며, 가족이 폭행당했다거나 미국이 자신을 잊었다는 등의 거짓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길먼의 변호사는 물론, 러시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아들을 만나기 위해 러시아를 찾은 어머니조차 그가 민간 병원으로 옮겨진 이후에는 면회하지 못했다고 레브슨은 전했다.
길먼의 가족은 그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귀환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비슷한 상태에 처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길먼의 여자 형제 렉시 허드슨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지금 그를 석방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오빠를 볼 수 없을까 두렵다"며 미국 정부에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길먼의 건강과 계속된 구금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그의 석방을 요청하는 입장을 러시아 정부에 거듭 전달했다고 밝혔다.
길먼 가족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7월 말 필리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만났을 당시 길먼의 석방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길먼은 2022년 1월 러시아에서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인 혐의로 체포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당국은 그가 술에 취해 경찰관과 충돌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 측은 길먼이 경찰에게 맞은 뒤 몸이 아파 쓰러지는 과정에서 실수로 경찰관을 발로 찼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길먼은 러시아에 억류된 여러 전직 미 해병대원 가운데 한 명이다. 앞서 러시아에 구금됐다가 석방된 트레버 리드와 폴 휄런은 길먼의 즉각적인 석방과 필요한 의료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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