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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화장실에서 연기 감지기가 울려 전자담배 흡연으로 재판에 넘겨진 승객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륙 전 화장실서 울린 경보기…양손에 들린 전자담배
2024년 8월 14일 아침, 김해국제공항. 베트남 하노이로 향할 준비를 하던 항공기 화장실에서 갑자기 연기감지 센서가 작동했다. 센서가 울린 직후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승객 A씨였다.
그의 양손에는 전자담배 본체와 액상 키트가 분리된 채 들려 있었다. 항공기 지상직 직원과 외국인 승무원들은 "전자담배 흡연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A씨가 항공기와 승객 안전을 위해 흡연을 금지한 항공보안법을 위반했다며 그를 법정에 세웠다.
승무원의 "냄새 났다" 진술…법원이 결정적 증거로 안 본 이유
하지만 대구지방법원 유성현 판사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이 전자담배를 흡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연기감지 센서의 작동 원인과 승무원들의 진술이었다. 재판부는 "연기감지 센서는 담배 연기뿐만 아니라 향수나 헤어스프레이 등에도 작동한다"며 센서 작동만으로 흡연을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승무원들의 진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비좁고 환기가 안 되는 화장실 특성상 흡연을 했다면 상당한 연기가 났어야 하는데, 승무원들은 연기 자체를 명확히 목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자담배 증기 냄새가 났다는 진술 역시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한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액상 버리려 분리하다 난 연기"
A씨의 일관된 주장과 객관적 정황도 무죄 판결을 뒷받침했다. A씨는 적발 직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기압 차이로 액상이 흘러넘칠까 봐 본체와 분리한 뒤, 액체 일부를 휴지에 부어 변기에 버렸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실제로 A씨가 법정에 제출한 영상에 따르면 기기를 분리할 때 미세한 연기가 발생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또한 적발 당시 촬영된 사진 속 액상 키트에는 액체가 절반 정도만 남아있어 A씨 진술과 일치했다.
재판부는 "흡연 사실을 숨기려 했다면 기기를 숨길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남들이 볼 수 있도록 양손에 들고나왔다"며 피고인의 행동이 흡연자의 은폐 시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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