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차량 판매가격에 포함시키는 '총액 표시제'를 도입한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상으로 본 가격과 실제 구매가격이 달라지는 원인인 '숨은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선 가격 투명화되는 것일 뿐,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엔 부족한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김흥수 기자)
정부가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차량 판매가격에 포함하는 '총액 표시제'를 도입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확인한 차량 가격과 실제 구매가격이 달라지는 원인인 '숨은 수수료'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중고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중고차 판매업자가 인터넷 플랫폼 등에 차량을 광고할 때 차량 가격뿐만 아니라 매도비, 알선수수료, 성능보증보험료 등 소비자가 부담하고 있는 각종 수수료를 판매가 총액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현재 소비자가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을 구매할 경우 적지 않은 수수료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500만 원의 차량을 보고 매매단지에서 구매할 경우, 매도비 44만 원과 차량 연식 및 주행거리에 따라 성능보증보험료 20~40만 원이 고정 수수료로 지출되고 있다. 여기에 판매자가 실제 차주가 아닐 때는 알선수수료라는 추가 비용이 20~30만 원가량 발생하게 된다.
제도가 도입되면 해당 차량은 각종 비용을 포함해 처음부터 600만 원대의 가격으로 광고해야 한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저렴한 광고가격을 보고 매장을 찾았다가 구매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추가 비용을 요구받는 문제는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에선 차량 판매가격만 투명해지는 것일 뿐, 본질적인 소비자 보호 대책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판매자가 수수료를 차량 판매가격에 반영할 경우, 소비자의 최종 구매금액은 별 차이가 없어서다.
과거 중고차 판매업자로 활동한 A씨는 "500만 원짜리 차량을 구매한 뒤 100만 원가량을 추가로 내던 방식에서 애초부터 600만 원짜리 차량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뿐"이라며 "판매자가 수수료를 차량 판매가격에 붙여 소비자에게 전가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매도비와 성능보증보험료 등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매도비의 경우, 그동안 중고차 판매 업체들은 차량 보관·관리와 매매 과정 등에 필요한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33만~44만 원의 매도비를 별도로 부과해왔다. 총액 표시제가 시행되더라도 매도비 자체가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게 된다.
다행인 점은 업계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해 온 성능보증보험 제도에 대한 개선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국토부도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현행 성능보험 제도의 소비자 비용 전가 문제를 인정했다. 국토부는 매매업자가 차량 점검 책임을 성능점검자에게 미루고 성능점검자는 성능보험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전가된 성능보험료가 5년 만에 2.2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기존 성능보험을 매매업자 의무보험으로 통폐합하고 하자보증 책임을 판매자가 지도록 명확히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토부는 다음 달 안으로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하고, 과제별 세부 논의를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릴 계획이다.
김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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