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전력·스판덱스·AI 인프라’ 삼각편대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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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전력·스판덱스·AI 인프라’ 삼각편대로 비상

한스경제 2026-08-09 09:10:00 신고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효성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효성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효성그룹이 ‘북미 전력시장 선점·세계 1위 스판덱스 경쟁력·AI 데이터센터’라는 삼각편대를 출격시키며 그간 추진해 온 사업 재편의 과실과 미래 성장 동력 제안이 어우러진 색깔 있는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은 올해 2분기 매출 7336억원, 영업이익은 23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9%, 133.7% 증가한 수치다.

주요 계열사인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씨, 효성화학의 실적개선에 따른 지분법 이익 상승과 효성티앤에스의 수익성 개선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지분법 이익은 546억원에서 1470억원으로 169.2% 늘었다. 지난해 2분기 16.5%였던 ㈜효성의 영업이익률도 1년 새 15.1%포인트 상승한 31.6%를 기록했다.

이 같은 2분기 실적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최근 수년간 이어온 사업 재편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모든 사업을 키우기보다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한 바 있다. 효성은 미국 전력기기(중공업)와 고부가 섬유(효성티앤씨),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효성화학)을 골자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역량을 결집해 왔다.

▲ 3대 자회사, ‘美 전력기기·고부가 섬유·체질 개선’ 올인

조 회장이 추진한 사업 재편의 첫 열매는 효성중공업이 맺었다. 일찌감치 AI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를 예견한 조 회장의 ‘선견지명’에 따라 효성중공업은 미국 전력시장을 겨냥해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지난 2020년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공장 인수부터 현재 진행 중인 증설까지 총 3억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했으며 (설비 증설) 완료 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효성중공업 멤피스 공장은 미국 내에서 최대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제조할 수 있는 유일한 생산시설이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 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했다. 이로써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765kV 초고압 변압기, 리액터, 차단기 등 전력기기 ‘풀 패키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8000개를 웃도는 데이터센터 중 미국이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장기간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량의 전력기기가 사전에 확보돼야 한다. 765kV 초고압 송전에 필요한 전력기기를 토털 솔루션 형태로 미국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효성중공업이 유일하다.

▲ 효성중공업, 美 시장 장악...분기 최대 실적

효성중공업은 올해 2월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맺으며 추가 수주를 따냈다.

이처럼 미국 시장을 선도하면서 효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6870억원, 영업이익 264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166억원을 돌파했다.

효성티앤씨가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화학 물질 기반의 스판덱스인 ‘리젠바이오(regen Bio)’의 상업화에 성공했다./효성
효성티앤씨가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화학 물질 기반의 스판덱스인 ‘리젠바이오(regen Bio)’의 상업화에 성공했다./효성

신규 일감 확보도 착착 진행 중이다. 상반기 누적 수주실적은 7조498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 7조60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수주 랠리가 이어지자 효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기존 8조4000억원에서 12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까지 확보한 수주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7조5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765kV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로 입지를 공고히 다졌지만 효성중공업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있다. 단순 기기 제조사를 넘어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본격화된 미국 시장의 성장에 맞춰 해당 사업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 효성티앤씨, 스판덱스 마켓 리더...2Q 영업익 157.5%↑

효성중공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765kV 변압기 생산능력을 보유한 창원공장과 동일한 품질관리 노하우와 기술력을 멤피스 공장에도 적용해 현지 생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또 창원공장의 구매·설계·생산 등 표준화된 시스템도 멤피스 공장에 그대로 구축하는 등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력 개발도 현지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지 기술 대학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채용하고 있으며 경력개발 및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간 관리자급·임원 육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2분기 18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7.5% 급증했다. 글로벌 스판덱스 판매가격과 판매량이 동시에 상승했고 나일론·폴리에스터 사업부도 원가 개선 및 판가 인상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섰다. 세계 1위 스판덱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능성·친환경성 등을 강화한 고부가 제품 비중을 꾸준히 높인 전략이 시황 회복과 맞물리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효성화학도 영업이익 170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PP·DH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와 유럽·일본 판매 증가, 폴리케톤·필름 사업부의 원가 안정과 신규 광학 패널 고객사 확보 등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 6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열린 효성-STT GDC의 AI 데이터센터 ‘STT Seoul 1’ 개관식에 (왼쪽부터)박지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조현준 효성 회장, 브루노 로페즈 STT GDC 대표이사 겸 그룹CEO, 웡카이쥔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참석했다./효성
지난 6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열린 효성-STT GDC의 AI 데이터센터 ‘STT Seoul 1’ 개관식에 (왼쪽부터)박지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조현준 효성 회장, 브루노 로페즈 STT GDC 대표이사 겸 그룹CEO, 웡카이쥔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참석했다./효성

효성은 미래 먹거리를 AI 인프라 시장에서 찾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싱가포르 STT GDC는 지난 6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STT Seoul 1’을 개관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30MW 규모의 IT 용량을 제공하며 효성중공업의 전력 솔루션과 STT GDC의 설계·운영 노하우가 융합됐다.

▲ 전력 솔루션·IT 운영 경험...AIDC 미래 성장축 제시

STT Seoul 1 개관식에 앞서 조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그룹 핵심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효성중공업은 전력기기 기술을 활용해 운영 안정성과 전력 효율성을 확보한다. 또 액화플랜트와 수소충전소 건설 역량도 투입한다. 그룹 IT 계열사 효성ITX는 클라우드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디지털 전환(DX) 솔루션 등 IT 운영 경험을 접목한다.

개관식에 참석한 조 회장은 “효성은 전력기기 기술력과 건설 역량, IT 운영 경험을 모두 갖췄다”며 “AI 데이터센터를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성과 STT GDC의 협력은 지난 2019년 조 회장과 브루노 로페즈 STT GDC 대표이사 겸 그룹 CEO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두 사람은 데이터센터가 AI와 클라우드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데 뜻을 함께했다. 양사는 2021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법인인 ‘효성-STT GDC’를 설립한 바 있다.

지난달 효성은 전사 차원의 AI 대전환(AX)을 추진하기 위해 AI융합연구원을 신설했다. AI융합연구원은 지난 60여년간 중공업, 섬유, 화학 등 제조업을 영위해 온 효성이 본격적인 AI 시대를 맞아 최신 AI 기술을 기존 사업에 접목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출범했다.

효성 관계자는 “연구원 신설을 통해 AI를 단순 업무 효율화나 비용 절감용 도구가 아닌 그룹 주력 계열사의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과 미래 신사업 설계·실행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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