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시민 제보로 2천768명 발견…문자발송 급증에 무감각 우려
전문가들 "텍스트에 사진 등 추가 첨부해 대중 무감각 보완해야"
(서울=연합뉴스) 윤민혁 기자 = 사상 첫 수도권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지난 3일, 서울 관악구에서 일주일 가까이 사라진 80대 노인이 잠실동에서 시민제보로 발견됐다.
당시 보호자는 연합뉴스에 "실종경보문자를 본 시민 제보가 없었으면 아버지를 찾는 게 불가능했을 것 같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일 찌는듯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은 치매 환자 등 취약계층 실종 신고가 두드러지는 시기다.
실종 시간이 길어지면 목숨을 잃을 가능성도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는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재난문자와 유사한 송출 방식으로 최종 목격지, 주거지 등을 관할하는 지역에 있는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이름, 인상착의, 사진 등이 발송되는 방식이다.
9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을 종합하면 지난해 치매 환자 실종 신고는 총 1만6천58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름철에만 거의 30%가 집중됐다. 작년 6월∼8월 신고가 4천819건(29%)이었다.
치매 환자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8세 미만 아동 실종신고는 6월에 2천938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적장애인 실종신고는 8월에 가장 많이 들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실종경보 문자메시지가 조기 발견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경찰은 2021년 6월 제도 시행 이후 올해 6월까지 총 1만1천93명을 찾는 실종경보문자를 발송했다.
이 가운데 1만1천924명이 발견됐고, 문자를 본 시민 제보가 직접적 계기가 된 경우는 2천768명(23%)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경보문자를 본 시민 제보로 발견된 실종자(치매 환자·지적장애인·아동) 평균 발견 시간은 4시간 55분이었다.
지난해 실종 아동 평균 발견 시간이 28.6시간, 지적장애인 27.7시간, 치매 환자는 7.6시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신속한 발견으로 이어진 셈이다.
문자 발송 후 3시간 이내 발견은 71.5%, 24시간 이내는 94.7%였다.
최근 들어 문자 발송의 '딜레마'도 포착된다. 효과가 입증되면서 문자 발송 건수가 2021년 468건에서 지난해 3천147건으로 급증하면서다.
휴대전화에 실종경보문자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이를 일종의 '스팸문자'로 인식하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익숙함이 독이 된 경우다.
실제 지난달 기자의 휴대전화에 온 실종경보문자 메시지는 16건에 달했다.
직장인 정모(27)씨는 "예전에는 자세히 보고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나 둘러보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냥 꺼뒀다"며 "솔직히 최근 들어 너무 많이 와서 조금은 공해 같은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김모(49)씨도 "참다 참다 차단하는 방법을 인터넷에 검색해서 껐다"고 전했다.
단순히 문자 발송만 늘리는 건 역효과를 부른다는 전문가들 지적도 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입 목적은 앰버 경보라고 해서 긴급할 때 발령해 주위 사람들이 찾아보게 하는 용도인데 지금은 너무 폭넓게 발송하다 보니 대중적으로 무감각해진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문자만 보내며 마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식으로는 시민들의 관심을 부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문자 발송 대비 시민제보를 통한 발견율은 2022년 26%에서 지난해 22%로 되레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문자 경보가 장점이 더 많은 만큼 기존 방식을 유지하되 시각·교육적인 부분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이웅혁 교수는 "실종 문자 발송 조건을 조금 더 좁히고, 지역 방송을 통한 공지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시민의 협조를 위해 실종자 발견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과 홍보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식 교수도 "실종자 수색은 특정할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단순히 텍스트만 보낼 것이 아니라 발생지를 중심으로 사진 등 시각 자료를 포함해 보내는 방안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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