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예상을 크게 밑돌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8만 3천 명 증가와 달리 2만 3천 명이 감소했으며, 5~6월 데이터도 10만 3천 명 하향 수정되었다. 실업률은 하락했지만, 이는 노동시장 이탈에 따른 통계적 효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비농업 고용은 계절조정 기준 2만 3천 명 감소했다. 이는 올해 2월(-15만 6천 명) 이후 최악의 수치로, 시장 예상인 8만 3천 명 증가는 물론 모든 경제학자 예상 하한선마저 밑돌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편차는 약 5표준편차에 달해 일반적인 예측 오차 범위를 크게 웃돈다.
전월 데이터 수정도 충격적이다. 5월은 기존 12만 9천 명 증가에서 6만 3천 명 증가로 6만 6천 명 하향되었고, 6월은 5만 7천 명에서 2만 명으로 3만 7천 명 하향되었다. 두 달 합산 10만 3천 명이 줄어들며, 최근 12개월 평균 증가 수는 3만 4천 명으로 낮아졌다.
실업률은 4.2%에서 4.1%로 0.1%p 하락했지만, 이는 노동력 참가율 하락에 기인한 것이다. 7월 노동력 참가율은 61.4%로, 2021년 2월 이후 5년여 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가구 조사에서 노동력 인구가 감소하고 취업자 수가 8만 7천 명 줄었으며, 구직자 수도 17만 8천 명 감소했다. 노동력이 줄어 통계적으로 실업률이 낮아진 구조다.
업종별로는 지방정부 교육 부문이 5만 개 일자리를 잃었고, 소매업 1만 9천 개, 금융업 1만 4천 개가 각각 감소했다. 금융업은 2025년 5월 이후 누적 12만 1천 개가 줄어들었으며, AI 도입의 직격탄을 받는 분야로 분석된다. 반면 의료부문은 2만 2천 개, 건설업은 2만 2천 개가 증가했지만 과거 평균에는 못 미쳤다.
임금 상승률도 둔화했다. 7월 평균 시급은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3.2%로 5년여 만에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인 3.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질 임금은 사실상 정체된 셈이다.
NBC 뉴스는 "7월 고용 감소와 전월 데이터 하향 수정은 미국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해군 연방신용조합 수석 경제학자 히더 롱은 "노동시장이 다시 정체 상태에 빠졌다"며 "이번 보고서는 처참하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특히 노동력 참가율이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점을 지적하며, 더 많은 근로자가 노동시장을 이탈하고 있음을 경고했다.
CNBC에 따르면 데이터 발표 후 금리 스왑 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58%에서 44%로 급락했다. 10월 인상 확률도 58.3%로 하향 조정되었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7bp 급락했고, 10년물도 6bp 하락했다. 주식 시장은 금리 인상 부담 완화 기대로 상승했으며, S&P 500과 다우지수는 동시에 종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은 1.3% 상승하며 이번 주 5.19% 올랐다.
'신연준 통신사'로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는 "7월 비농업이 연준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했다"며 "9월 인상 여부는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 전략가 엘렌 젠트너는 "다음 주 발표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연준의 다음 회의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다면 노동시장 약화에도 불구하고 인상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실업률 하락이 "노동 공급 축소의 신호일 뿐 경제 활력 호전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지도 "노동시장 상황이 이전 데이터가 보여준 것보다 훨씬 더 약하다"며,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했다. 이코노미 딘 베이커는 "이민 유입이 기본적으로 정체되고 있으며, 노동시장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에도 영향이 파급되고 있다. 한국 종합주가지수(KOSPI)는 이번 주 5.1% 하락하며 7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주간 1.93% 상승했다. 미국 고용 약화와 이란 사태 불확실성이 아시아 시장에 무거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COMEX 금값은 4,401달러로 7.17% 상승하며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했고, 원유는 호르무즈 해협 협상 진전 소식에 주간 8%대 하락했다.
미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약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가운데, 연준이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라는 이중 과제 사이에서 더욱 좁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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