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제주·인천을 모두 석권하며 정청래 후보와의 초박빙 승부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충청과 부산·울산·경남에서 1승씩을 나눠 가지며 팽팽하게 맞섰던 두 후보의 균형이 이번 경선에서 처음으로 깨진 것이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발표한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김 후보는 두 지역 합산 2만2537표(47.75%)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1만9862표(42.08%)로 2위, 송영길 후보는 4799표(10.17%)로 3위를 기록했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2675표, 득표율로는 5.67%포인트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에서 김 후보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김 후보는 제주에서 8742표(52.64%)를 얻어 6625표(39.89%)에 그친 정 후보를 12.7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송 후보는 1240표(7.47%)였다.
수도권 표심의 전초전으로 꼽힌 인천에서도 김 후보가 웃었다. 김 후보는 1만3795표(45.09%)를 얻어 정 후보의 1만3237표(43.27%)를 558표, 1.82%포인트 차로 앞섰다. 송 후보는 3559표(11.63%)를 얻었다.
이날 결과로 김 후보는 부울경 경선 뒤 내줬던 누적 선두를 탈환했다.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제주·인천 경선을 합산한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 45.42%, 정 후보 44.56%, 송 후보 10.02%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0.87%포인트로 여전히 초박빙이지만 선두가 뒤바뀐 것이다.
특히 이번 경선은 초반 1승1패로 팽팽하게 맞섰던 두 후보의 승부에 처음으로 한쪽의 우세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후보는 지난 1일 첫 순회경선인 충청권에서 45.05%를 얻어 정 후보(44.61%)를 0.44%포인트 차로 누르며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다음 날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정 후보가 46.65%로 김 후보(43.85%)를 꺾으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시까지 두 후보의 누적 격차는 0.99%포인트에 불과했다. 조직력을 앞세운 김 후보와 강성 당원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 정 후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소게임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제주·인천 경선에서는 양상이 달라졌다. 김 후보가 두 지역 모두에서 승리한 데다 제주에서는 과반을 넘겼다. 무엇보다 수도권 표심의 풍향계로 평가받는 인천에서 근소하게나마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은 향후 서울·경기 경선을 앞두고 김 후보에게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지난 경선까지 ‘김민석이냐 정청래냐’를 섣불리 점치기 어려웠다면 제주·인천을 지나면서 처음으로 김 후보 쪽으로 경선의 추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한 셈이다.
물론 아직 ‘김민석 대세론’을 말하기에는 이르다. 누적 격차가 0.87%포인트에 불과한 데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70%가 몰려 있는 호남과 수도권 경선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측도 권리당원들의 ‘바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어 향후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9일 강원과 대구·경북 경선을 치른 뒤 오는 15일 호남, 16일 경기·서울 경선을 진행한다. 특히 호남과 수도권의 마지막 ‘슈퍼위크’에서 당권의 주인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 선출에는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외에 국민 여론조사도 30% 반영된다.
그럼에도 이번 제주·인천 경선은 향후 승부의 흐름을 가늠할 첫 번째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박빙의 경선에서는 절대적인 표 차이 못지않게 ‘누가 이기고 있느냐’는 분위기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충청에서 먼저 승리한 뒤 부울경에서 일격을 당했던 김 후보가 제주와 인천을 연이어 가져가면서 처음으로 연속 승리의 흐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특히 김 후보에게 중요한 것은 인천 승리다. 인천의 표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수도권 첫 경선에서 선두를 지켰다는 사실 자체가 향후 경기·서울 표심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제주에서 과반 득표로 격차를 벌리고 인천에서 이를 지켜낸 모양새도 나쁘지 않다.
반대로 정 후보로서는 9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에서 김 후보의 상승세를 끊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여기서 다시 김 후보에게 밀릴 경우 경선 막판 호남과 수도권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김민석 우세론’이 ‘김민석 대세론’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전체 판세를 뒤집을 만큼 많은 표가 호남과 경기·서울에 남아 있다. 다만 초박빙 경선에서 먼저 ‘이기는 흐름’을 만들어낸 쪽은 김 후보다. 1승1패의 균형을 깨고 누적 선두까지 차지한 제주·인천 경선이 김민석 대세론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정청래 후보가 다시 한번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을지 9일 강원·대구·경북 경선이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진보진영의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전당대회와 달리 이번 경선은 양강 후보가 박빙으로 맞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인천에서 김 후보가 우세를 선점한 것은 지금까지 관망하며 마음을 정하지 못한 당원들에게 남은 경선에서 일종의 물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밀어주자’는 밴드왜건 효과가 작동할 경우 김 후보의 우세가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질 수도 있지만 누적 격차가 1%포인트 안팎인 만큼 이를 대세론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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