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을 활용한 비빔밥 유행이 봄동과 마늘쫑을 거쳐 여름에는 '열무'로 옮겨가고 있다.
열무 자료사진. / foodnjoy-shutterstock.com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채소를 찾아 즐기는 이른바 '제철코어' 흐름 속에서, 여름 대표 채소인 열무가 새로운 인기 식재료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밥값보다 비싼 열무… 한 달 새 34% 뛰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열무(상품) 1㎏ 평균 소매가격은 3111원으로, 전월 평균보다 33.92% 뛰었다. 장마가 지나간 뒤 일부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9도까지 치솟는 폭염이 겹치면서 상추 등 잎채소류 전반의 가격이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열무는 잎이 얇고 수분이 많아 폭염과 폭우 등 기상 변화에 특히 취약한 채소로 꼽힌다. 짧은 기간 안에 자라는 작물 특성상 날씨 영향을 즉각 받다 보니, 장마 직후 폭염이 이어지는 시기마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열무 비빔밥 자료사진. / becky's-shutterstock.com
다만 다른 여름 채소·과일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토마토(5㎏) 도매가격은 1만5758원으로 지난해보다 31.1%, 수박(8㎏)은 2만4805원으로 10.0% 각각 높았다. 다만 KREI는 8월 들어 출하량이 늘면서 토마토와 수박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토마토는 8월 5㎏당 1만4000원 안팎, 수박은 ㎏당 2500원 내외로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배는 저장배 반입량 감소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어, 채소·과일 품목별로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국수부터 파스타까지… "열무김치 하나면 만능"
가격 부담에도 열무 인기가 꺾이지 않는 이유는 활용도에 있다. 최근 SNS와 레시피 플랫폼에서는 열무김치를 활용한 다양한 여름 메뉴가 잇따라 공유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열무비빔국수다. 삶은 소면에 열무김치와 오이채, 삶은 달걀을 올리고 고추장·식초·설탕 등으로 만든 양념장에 비벼 먹는 방식으로, 아삭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더위에 지친 입맛을 돋운다는 평가를 받는다. 냉면 육수를 활용해 시원한 국물 스타일로 즐기는 변형 레시피도 인기다.
최근에는 국수와 비빔밥을 넘어 열무김치를 서양식 메뉴에 접목하는 레시피도 늘고 있다. 열무김치에 베이컨이나 새우, 삼겹살 등을 더해 볶으면 아삭한 식감은 살리면서 느끼함은 줄인 색다른 파스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열무김치를 잘게 다져 볶음밥이나 김밥, 유부초밥, 또띠아롤 등에 넣어 먹는 레시피도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열무김치는 새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 덕분에 한식뿐 아니라 양식이나 간편식과도 잘 어울리는 식재료"라며 "냉장고에 남은 채소나 육류를 함께 활용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색다른 메뉴를 만들 수 있어 실용적인 여름 식재료"라고 말했다.
봄엔 봄동·마늘쫑, 여름엔 열무… 계절마다 바뀌는 비빔밥 재료
이런 흐름은 올봄 유행했던 봄동·마늘쫑 비빔밥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봄철에는 달큰하고 부드러운 봄동과 알싸한 마늘쫑이 비빔밥의 주재료로 SNS를 달궜다면, 여름에는 아삭하고 매콤한 열무가 그 자리를 이어받은 셈이다. 제철 채소를 활용한 비빔밥·비빔국수는 조리법이 간단하고 재료비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자취생과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특히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열무 가격이 오른 시기에는 열무김치를 한 번에 넉넉히 담가 소분해 두는 것이 가계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꼽힌다. 국수나 밥에 곁들이는 것 외에도 볶음밥·파스타·김밥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면 적은 양으로도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열무비빔국수는 대체로 400~450㎉ 안팎으로 일반 비빔국수보다 열량이 낮은 편이라, 무더위에 입맛이 없을 때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한 끼로도 꼽힌다. 다만 채솟값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별 가격을 비교해 구매하거나 대형마트 특가 물량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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