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중앙 수비수 이한범이 벨기에 무대 데뷔전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한범은 8일(한국 시각) 벨기에 브뤼헤의 얀 브레이덜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6-27시즌 벨기에 주필러리그 개막전 코르트레이크와의 경기에서 클뤼프 브뤼허 KV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팀은 3-0 완승을 거뒀고 이한범은 경기 최우수선수(MOTM)에 선정됐다.
이한범 (클뤼프 브뤼허 KV) / 클뤼프 브뤼허 KV 인스타그램
감독도 "이보다 나을 수 없다"...주장도 "믿기 어려울 정도"
이한범은 데뷔전부터 결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전반 5분 클뤼프 브뤼허 선수가 역습을 허용하면서 골키퍼가 골문을 비운 사이 상대 공격수가 빈 골문을 향해 슈팅을 시도했다. 이한범은 끝까지 상대를 따라간 뒤 정확한 태클로 슈팅을 차단하며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전반 21분에도 상대의 중거리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냈다. 후반 23분에는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이한범이 수비 진영에서 과감하게 앞으로 전진해 상대의 공격을 끊어냈고, 곧바로 클뤼프 브뤼허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이후 카를로스 포브스가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이한범의 수비가 득점의 출발점이 됐다.
수치로 봐도 데뷔전 활약은 상당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한범은 이날 146차례 공을 터치했다. 또한 128번의 패스 가운데 122번을 정확하게 연결하면서 95%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상대 공격을 걷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후방에서 안정적으로 빌드업에 참여했다는 의미다.
수비 지표도 눈에 띈다. 태클 3회를 성공했고 걷어내기 8회, 헤더 클리어 6회를 기록했다. 지상 경합에서는 5번 가운데 4번을 이겼으며 공중 경합 역시 10번 중 8번을 따냈다.
풋몹은 이한범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8.6점을 부여했다. 팀의 무실점 승리를 이끈 수비수에게 걸맞은 평가였다.
홈 팬들의 반응도 빠르게 나왔다. 경기 중 관중석에서는 이한범의 성을 뜻하는 "LEE"를 연호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반 레코 클뤼프 브뤼허 감독 역시 만족감을 나타냈다. 레코 감독은 경기 뒤 이한범의 데뷔전에 대해 "이보다 나은 데뷔전을 바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장 한스 바나컨 역시 이한범의 경기력을 두고 놀라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가 벌써 보여준 모습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다. 단 한 번의 경합도 놓치지 않았고, 공을 다루는 데도 강했다"며 칭찬했다.
이어 "우리는 그가 훈련을 두 번 하는 동안에도 곧바로 어떤 능력을 갖춘 선수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곧바로 실전 경기에서 보여줬다는 것은 그가 우리 팀에 상당한 플러스가 될 선수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한범 본인도 데뷔전에 만족하면서도 더 높은 목표를 내비쳤다. 그는 구단을 통해 "벌써 이곳이 집처럼 편안하다. 팬들이 내 이름을 불러줘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오늘도 좋았지만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UEFA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앞으로 만나게 될 더 강한 상대들을 언급하며 다음 경기를 바라봤다.
이한범 (클뤼프 브뤼허 KV) / 클뤼프 브뤼허 KV 홈페이지
한국 축구 수비의 희망, 이한범
이한범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거치며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주전 중앙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수비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어린 나이에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덴마크 미트윌란에서 경쟁력을 증명했고 월드컵이 끝난 뒤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이한범은 이번 여름 벨기에 명문 클뤼프 브뤼허로 이적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는 약 1050만 유로로 알려졌으며 계약기간은 3년이다.
특히 이번 이적은 클뤼프 브뤼허가 수비수 영입에 투자한 금액 가운데 구단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구단이 이한범의 성장 가능성과 현재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단순한 유망주 영입이 아니라 당장 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투자에 가까웠고, 이한범은 입단 발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개막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클뤼프 브뤼허는 벨기에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가운데 하나다. 벨기에 프로리그 우승을 여러 차례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유럽 클럽대항전에도 꾸준히 참가해왔다.
특히 유럽 무대에서 경쟁하는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압박과 빠른 경기 전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한범에게도 중요한 성장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한범에게는 이미 참고할 만한 한국인 선배가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김민재다. 김민재는 탄탄한 피지컬과 적극적인 전진 수비를 앞세워 유럽 무대에서 정상급 중앙 수비수로 성장했다.
이한범 역시 상대 공격수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고 공중볼 경합에서 강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비슷한 유형으로 평가 받는다.
이한범이 유럽 무대에서 얼마나 빠르게 자신의 입지를 넓혀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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