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일출 할머니 흉상 제막도…추미애 "국제적 시민연대로 외쳐야"
(경기광주=연합뉴스) 김지원 기자 = "할머니들은 이제 계시지 않지만, 비극의 역사를 잊지 않도록 기억을 이어 나갔으면 합니다."
8일 '2026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이 열린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넘는 폭염 속에도 300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과 슬픔을 마주했다.
특히 지난 3월 28일 별세한 고(故) 강일출 할머니의 흉상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은 헌화와 묵념을 하며 강 할머니의 생애를 추모했다.
강 할머니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다 2024년 건강이 악화해 요양병원으로 옮겨진 뒤 세상을 떠났다.
1928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7세이던 1944년 중국 헤이룽장성의 일본군 위안소로 강제 동원돼 고초를 겪었다.
강 할머니는 고국으로 돌아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등에 참여하며 위안부 피해의 진실을 알리는 데에 힘썼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담은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2017)'의 실제 주인공으로 고인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이 영화 모티브가 됐다.
현재 나눔의 집에 기거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없지만, 이날 기념식 참석자들은 할머니들의 자취가 오롯이 남은 전시관 등 시설을 둘러보며 아픈 역사를 기억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데리고 온 경기 광주시민 조민채(38)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위안부 피해 역사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조금 알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아 데려왔다"며 "역사를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아이들로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역시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임현지(41)씨는 "위안부 피해자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극의 역사가 잊히지 않도록 아이가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왔다"고 전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우리 목표는 연대다. 국가가 제대로 나서지 못한다면 국제적 시민 연대를 통해 계속 외쳐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그런 외침을 연대의 목소리로 더 크게 울려퍼지게 하는 각오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우리가 강일출 할머니의 흉상을 보게 되는데, 할머니를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처음 공개 증언한 것을 기리는 날로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경기도는 이보다 앞선 2016년부터 매년 기념식을 개최해 오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모두 240명이다. 이 가운데 235명이 세상을 떠났고 생존자는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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