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자신이 주도했다는 의혹을 반박하면서 당시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을 공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임생 전 이사는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축구협회 분쟁을 심리하는 서울고등법원에 제출한 소송 참가 신청서를 통해 감독 선임 과정의 사실관계를 상세히 소명했다. 경찰이 감독 선임 과정의 부당 개입 여부를 수사 중인 가운데, 핵심 인물인 이 전 이사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이사는 2024년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홍 전 감독을 포함한 최종 후보 3명을 보고한 뒤 연락이 두절되면서 자신이 관련 실무를 떠맡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이사의 주장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그에게 "홍 전 감독을 포함해 모든 후보자를 선입견 없이 검토하라", "누구와도 계약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게 협상해달라"고 지시했다. 또 "한국 축구를 위한 이 이사의 판단을 믿는다"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이러한 수뇌부의 지시를 '반드시 후보자 전원과 면담하라'는 뜻으로 해석한 이 전 이사는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와 함께 최영일 당시 부회장의 주선으로 홍 전 감독과도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결과 홍 전 감독이 소속 구단의 허락을 전제로 감독직 수락 의사를 밝히자, 이 전 이사는 이를 즉각 정 전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그러면 홍명보 감독으로 하라. 자세한 건 김정배 부회장과 상의하라"며 최종 선임을 직접 지시했다는 것이 이 전 이사 측의 주장이다. 이 전 이사는 김정배 부회장이 정 전 회장과 소통을 마쳤다며 내정 발표·계약 상황 등 후속 실무를 발 빠르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이 전 이사가 실질적인 권한 없이 홍 전 감독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고 판단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와 정면으로 대치된다. 이 전 이사 측은 이미 전력강화위원회가 압축한 후보군을 바탕으로 최고 결정권자의 지시에 따라 협상 실무만을 이행했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 전 이사의 법률대리인은 “문체부는 권한 없이 감독을 추천했다고 사실관계를 그르게 판단한 뒤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정 전 회장이나 이 전 이사 등 임원이 홍 전 감독이 선임되도록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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