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트래블카드가 해외 체크카드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를 앞세워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신한카드가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양사의 격차는 1년 새 4%포인트 이상 좁혀졌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개인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액은 1조4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4030억원보다 25.7% 감소했다. 이는 해외 결제가 줄었다기보다 해외 자동화기기 출금액을 이용실적에서 제외하도록 통계 기준이 바뀐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의 시장점유율은 38.96%로 업계 1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인 41.94%와 비교하면 2.98%포인트(p) 낮아졌다. 신한카드의 개인 해외 직불·체크카드 이용액은 같은 기간 1조38억원에서 8396억원으로 16.4% 감소했다. 다만 전체 시장보다 감소폭이 작아 시장점유율은 30.01%에서 31.38%로 1.3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하나카드와 신한카드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11.93%포인트에서 올해 상반기 7.58%포인트로 4.35%포인트 축소됐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70.34%로 나타났다.
하나·신한카드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KB국민카드는 1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NH농협카드는 7%대에서 경쟁하는 구조다.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도 트래블 특화 상품의 이용자 기반과 계열 은행의 외화 서비스 연계 여부에 따라 카드사별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 무료환전 넘어 모바일·여행지 혜택 경쟁
하나카드의 선두 유지에는 2022년 출시한 '트래블로그'의 시장 선점 효과가 작용했다. '트래블로그'는 외화를 미리 충전한 뒤 해외 가맹점에서 해당 통화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무료환전과 해외 이용수수료 면제 등을 앞세워 트래블카드 시장을 확대했다.
하나카드는 올해도 기존 트래블로그 상품에 새로운 결제 기능을 더하며 이용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기존 하나카드의 해외 결제 방식을 체크 결제와 외화 하나머니 결제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 '트래블로그 스위치'를 도입했다. 별도의 트래블카드를 추가로 발급하지 않아도 기존 체크카드에 트래블로그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협업해 '삼성월렛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하며 실물카드 중심이던 해외 결제 경쟁을 모바일 영역으로 확대했다. 해외 결제 혜택과 모바일 지갑의 편의성을 결합해 기존 가입자의 이용 빈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2024년 출시한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기반으로 하나카드를 추격하고 있다. 이 상품은 전 세계 42종 통화에 대한 환율 우대와 해외 가맹점 이용수수료 면제, 해외 자동화기기 인출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공항 라운지와 해외 가맹점 할인 등 여행 관련 서비스도 함께 담았다.
신한카드는 기본 상품에 이어 일본 여행에 특화한 상품을 추가하고 국가별 가맹점 할인과 교통 혜택을 강화했다. 해외 결제수수료와 환전수수료 면제가 트래블카드의 공통 혜택으로 자리 잡자 여행지별 할인과 공항 서비스 등으로 상품 차별화 범위를 넓혔다.
체크카드는 계좌 잔액 안에서만 결제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신용카드보다 수익성이 낮다. 하지만 해외여행 시장에서는 외화예금·환전·결제를 연결하는 고객 확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카드 이용자가 계열 은행의 외화계좌와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이용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카드사뿐 아니라 금융그룹 전체의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경쟁도 단순한 무료환전과 수수료 면제에서 이젠 모바일 결제·지원 통화·국가별 할인·공항 라운지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나카드는 먼저 확보한 고객 기반과 서비스 확장으로 1위를 지키고, 신한카드는 계열 은행 고객과 상품 혜택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이는 구도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실제로 감소했다기보다는 실적 산정 기준이 변경된 영향이다"며, "기존에는 일부 카드사가 해외 ATM 출금액까지 이용실적에 포함했지만 올해부터 이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통일하면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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