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조치 경고 후 반응 없자 시행키로…세우타 사태로 양국 관계 '역대 최악'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서 발생한 이주민 난입 사태 후 이탈리아가 스페인에 국경 제한 조치를 가하자 스페인도 이탈리아 여행객을 대상으로 국경 검문 시행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8일부터 한 달간 이탈리아에서 넘어오는 여행객에 국경 검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이번 결정은 이탈리아가 세우타 이주민 사태 후 지난달 31일 솅겐 조약을 스페인에 한해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솅겐 조약은 유럽연합(EU)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탈리아는 국경 제한 조치를 시행하며 스페인에서 입국하는 제 3국 국민에 한정해 적용되고 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페인·유럽 시민들의 원활한 이동은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나 스페인의 반발은 거셌다.
전날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탈리아의 국경 제한 조치에 대해 "유럽 통합이라는 선체에 발사된 어뢰"라고 비난하면서 이탈리아가 해당 제한을 풀지 않으면 비례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이탈리아는 국가 안보와 국경 통제와 관련해 외국의 최후통첩이나 강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에 안보 위협 또는 테러 위험이 없고 새로운 이민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때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며 당분간 국경 제한을 풀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로이터통신은 세우타 사태로 좌파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우파인 멜로니 총리 간 관계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스페인 공식 통계에 따르면 세우타로 들어온 7만2천명 중 7만명이 모로코로 돌아갔으며 모로코인들이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80여명이 사망했다.
스페인의 발표와 달리 인권 단체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추산 중이다. 모로코 인권협회는 최소 141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AFP통신은 보호자가 없는 수백명의 어린이를 비롯해 현재 세우타에 남아있는 모로코인들은 식량, 물, 주거지를 제대로 구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 직면해있다고 전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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