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현정 기자 | 음료·주류업계가 제품 가격 인상에도 원가 부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조정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페트병과 알루미늄, 비닐류 등 포장재 가격 상승,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생산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음료업계는 다른 식품업계와 달리 포장재가 전체 원재료비의 약 50%를 차지하는 산업 특성상 원가 변동에 더욱 민감하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의 원료인 나프타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하는 만큼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이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롯데칠성음료은 최근 가격 인상에도 원가 부담을 피하지 못했다. 롯데칠성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8억원으로 10% 감소했다.
음료 부문에서는 알루미늄과 캔, 레진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압박했다. 재료비 부담은 올해 1분기 약 40억원 수준에서 2분기 120억원까지 확대됐다.
롯데칠성은 최근 음료 제품 가격 조정을 단행했지만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판매가격 조정 효과는 제품별 유통 경로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원가 상승 부담이 먼저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판매가격 조정 효과는 유통 채널별 특성에 따라 반영 시점에 차이가 있을수 있다”며 “가격 조정 효과와 함께 원가 절감, 생산 효율화 등 경영 효율화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 “가격 인상보다 비용 효율화”
다른 음료‧주류업계는 가격 인상보다는 비용 흡수와 효율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유리병과 페트병, 캔 등 포장자재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받고 있지만 현재 제품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도 원가 부담 영향으로 2분기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 중동 전쟁 리스크 등 영향으로 페트병과 캔, 유리병 등 포장자재 및 원부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상황”이라며 “협력업체들과의 협의‧조율을 통해 납품단가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도 캔 등 포장재 가격 변동 영향을 받고 있지만 올해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 맥주 시장 성장세 둔화로 가격 인상을 통한 판매 감소 부담도 커진 만큼 수익성 방어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알루미늄은 계획에 따라 수년치를 구매해 원가 부담이 당장 반영되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원가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음료·주류업계는 하반기 원재료 가격 안정과 가격 인상 효과 반영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환율과 국제 유가 등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비용 부담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하반기 국내외 가격 인상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하반기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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