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건조. / 연합뉴스
무의 알맹이를 잘라내고 남은 잎은 한때 버려지는 부분에 가까웠다. 하지만 바람과 햇볕에 말리고 푹 삶는 과정을 거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거칠었던 잎은 부드러워지고, 된장이나 들기름만 더해도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국에만 쓰일 것 같지만 잘게 썰어 볶음밥에 넣고, 달걀과 함께 부치거나 두부와 조려도 잘 어울린다. 이처럼 저렴한 시래기 하나로 반찬부터 한 그릇 요리까지 만들 수 있는 활용법을 소개한다.
시래기. / shinja jang-shutterstock.com
무청을 말려 만드는 시래기
시래기는 무의 잎과 줄기인 무청을 말린 건채소다. 수확한 무청을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 수분이 빠지며 단단해진다. 이 상태로는 바로 조리하기 어렵지만, 물에 불려 충분히 삶으면 부드러운 나물이 된다.
특유의 구수한 풍미 덕에 된장, 들기름, 들깨 같은 재료와 잘 어울린다. 양념이 깊이 스며들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물이나 육수를 넣고 천천히 익히는 국이나 조림에 활용하기 좋다. 잘게 썰어 넣으면 볶음밥이나 전처럼 조리 시간이 짧은 음식에도 잘 어우러진다.
말린 시래기를 직접 손질하기 번거롭다면 시중의 데친 시래기나 냉동 제품을 활용해 보자. 해동 후 물기를 짜내면 바로 요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상품마다 익혀진 정도가 다르므로, 사용 전 줄기를 손으로 눌러보고 단단한 부분이 남아 있다면 물을 더 넣고 한 번 더 삶아주는 것이 좋다.
부드럽게 만드는 손질 과정
말린 시래기는 찬물에 충분히 불린다. 잎과 줄기가 물을 머금어 유연해지면 냄비에 옮겨 담고 시래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줄기까지 푹 익을 때까지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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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는 시간은 줄기의 굵기와 건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기보다 줄기를 직접 눌러보는 편이 정확하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쉽게 으깨지거나 뭉개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불을 끈 뒤 삶은 물에 그대로 두고 식히면 뻣뻣했던 식감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식힌 시래기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헹군다. 줄기 겉면이 질기다면 끝부분을 잡고 얇은 껍질을 벗겨낸다. 손질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가볍게 짜낸 후 용도에 맞춰 자른다. 볶음밥이나 전에는 잘게 다지고, 국이나 조림에는 4~5cm 정도의 길이로 써는 것이 먹기 좋다.
들기름 향 살린 시래기 된장볶음
시래기 된장볶음은 별다른 부재료 없이 만들 수 있는 반찬이다. 삶은 시래기 20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된장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과 버무린다. 된장은 제품마다 염도가 다르므로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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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에 들기름 1큰술을 두르고 양념한 시래기를 넣어 가볍게 볶는다. 물이나 멸치 육수를 반 컵 정도 부은 뒤 뚜껑을 덮고 중약불에서 익힌다. 국물이 거의 줄어들면 뚜껑을 열고 한두 번 뒤적인다.
수분 없이 오래 볶으면 줄기가 질겨질 수 있다. 처음에는 물을 넣어 부드럽게 익히고, 마지막에 남은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 알맞다. 들깻가루를 넣을 때는 불을 끄기 직전에 한두 숟가락을 섞는다.
시래기와 참치가 어우러진 볶음밥
삶은 시래기 80g은 물기를 짠 뒤 1cm보다 짧게 다진다. 대파도 송송 썰고, 참치 통조림은 기름을 가볍게 뺀다. 시래기를 길게 자르면 밥과 따로 놀고 숟가락으로 뜨기 불편해 최대한 잘게 써는 편이 낫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를 먼저 볶는다. 대파 향이 올라오면 시래기와 참치를 넣어 수분이 줄어들 때까지 볶는다. 밥 한 공기를 넣어 덩어리를 풀고 간장 1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둘러 섞는다.
참치와 간장에 짠맛이 있으므로 별도의 소금 간은 맛을 본 뒤 결정한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조금 두르고 김가루나 깨를 올린다.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반찬 없이 먹기 좋은 한 그릇 음식이 된다.
달걀과 함께 부치는 시래기전
시래기전은 밀가루 반죽을 많이 쓰지 않고 달걀을 중심으로 만들면 준비 과정이 간단하다. 삶은 시래기 70g의 물기를 꼭 짠 뒤 잘게 다진다. 물기가 남으면 달걀물이 묽어지고 전이 쉽게 흐트러진다.
그릇에 달걀 3개를 풀고 부침가루 2큰술과 소금 한 꼬집을 섞는다. 다진 시래기를 넣고 양파나 당근을 조금 더해도 된다. 부재료는 시래기와 비슷한 크기로 썰어야 반죽이 고르게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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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가락씩 올린다. 불이 강하면 겉만 빠르게 익으므로 중약불에서 앞뒤로 천천히 굽는다. 크게 한 장으로 부치기보다 작은 크기로 나누면 뒤집기 쉽고 가장자리도 고르게 익는다.
자작한 양념에 익힌 시래기 두부조림
시래기 두부조림은 나물과 두부를 한 냄비에서 익히는 메뉴다. 삶은 시래기 120g을 냄비 바닥에 깔고 두부 한 모를 두툼하게 썰어 올린다. 시래기가 냄비 바닥에서 양념을 머금으면서, 두부가 바닥에 눌어붙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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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과 물 200mL를 섞어 냄비에 붓는다. 중불에서 끓이다가 국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낮춘다. 양념을 두부 위에 끼얹으며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익힌다.
시래기가 아직 단단하다면 물을 조금 더 넣고 뚜껑을 덮어 익힌다. 대파는 조리가 끝나기 직전에 넣어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끓인다. 남은 국물은 밥에 비벼 먹기 좋도록 완전히 졸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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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를 풀어 끓이는 된장국
냄비에 멸치 육수 800mL를 붓고 된장 2큰술을 풀어 끓인다. 국물이 끓으면 삶은 시래기 150g과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는다. 시래기에 된장을 미리 버무렸다가 넣으면 짧게 끓여도 간이 고르게 밴다.
중약불에서 시래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 뒤 들깻가루 2큰술을 넣는다. 들깻가루는 한꺼번에 붓지 않고 국물에 조금씩 풀어야 덩어리가 생기지 않는다. 두부를 넣을 때는 마지막 단계에 넣어 형태가 부서지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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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너무 되직해지면 육수나 물을 더한다. 된장과 들깻가루의 양은 국물 농도와 간에 맞춰 조절한다. 감자를 함께 넣을 때는 처음부터 넣어 끓이고, 대파는 불을 끄기 전에 넣는다.
한 번 삶아 나눠 두는 보관법
손질한 시래기는 한 번 먹을 양으로 나눠 냉동하면 국이나 볶음 요리에 바로 쓸 수 있다. 국과 조림에 사용할 것은 물기를 너무 세게 짜지 않고 담는다. 볶음밥과 전용은 짧게 썬 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 나눈다.
냉동한 시래기는 국이나 찌개에 해동하지 않고 바로 넣을 수 있다. 볶음이나 전에는 냉장실에서 녹인 뒤 남은 물기를 다시 짠다. 용도에 맞게 길이를 달리해 보관하면 해동한 뒤 다시 썰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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