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3선 황희 의원이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청년들에게 임시 주거 공간으로 공급하는 이른바 ‘버스 하우스’를 제안했다가 논란이 확산했다. 국민의힘이 “청년을 도로 위 난민으로 만드느냐”며 맹공을 퍼붓자 황 의원은 해당 글을 삭제하고 정부 정책이 아닌 개인적인 아이디어였다고 해명했다. 민주당도 “당 입장과 전혀 관련 없는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다.
황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폐·중고 선박을 주택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도 폐버스를 활용한 청년 주거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그는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성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안해 본다”고 밝혔다.
비용과 공급 규모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버스 한 대를 주거 공간으로 바꾸는 데 5천만원가량이 든다고 가정하면 1만 세대를 만드는 데 약 5천억원이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버스를 개조하는 방식에 따라 직접 운행할 수 있는 이동형 주택이나 다른 차량으로 견인해 장소를 옮기는 트레일러형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황 의원은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이 민간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급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제안 배경으로 들었다.
청년들이 안정적인 주택을 마련하기 전까지 단기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버스 하우스’를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황 의원의 제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의원과 이재명 정부에 묻는다. 이것이 정녕 나라의 미래인 청년에 대한 대책인가”라며 “황 의원 본인과 가족들부터 당장 ‘버스 하우스 1호 입주자’로 들어가는 모범을 보이라”고 직격했다.
황 의원이 언급한 네덜란드 사례를 국내 청년 주거 문제와 연결한 것 역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암스테르담 수상 주택은 간척과 운하라는 지리적 특수성을 지닌 네덜란드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한 대안형 주택일 뿐”이라며 “이런 논리를 편 자체가 정책적 무지와 무책임을 드러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 의원의 제안을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청년 주거 정책과 관련해 이 같은 구상을 검토하고 있는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황 의원은 당초 ‘버스 하우스’를 제안했던 페이스북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명에 나섰다.
황 의원은 “청년 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신다고 한다”며 “버스 하우스 개념은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디어를 더더욱 풍부하게 하자는 차원이고 정부가 그런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황 의원의 제안과 당의 공식 주거 정책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황 의원의 버스 하우스 등 단기성 주거 공간 관련 페이스북 게시글은 당 입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의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현재처럼 전월세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책이 당초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전월세와 매매가를 모두 오르게 만들어 주거 안정에 큰 무리수가 될 텐데 왜 굳이 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도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식이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라는 목표에 부합하는지 충분한 검토와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유세와 거래세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민간과 공공을 아울러 전월세 주택 공급을 유지·확대할 수 있도록 보다 정교한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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