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크루서블’ 내건 영풍·MBK…과거엔 “아연 주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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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크루서블’ 내건 영풍·MBK…과거엔 “아연 주권 포기”

경기일보 2026-08-07 19:16: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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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둘러싸고 영풍·MBK파트너스(MBK)의 과거 발언과 최근 행보가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아연 주권 포기’,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사업을 강하게 비판했던 영풍·MBK가 최근에는 “프로젝트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미국 현지에서 해당 프로젝트 명칭을 내건 행사까지 개최하면서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영풍·MBK 측 추천 이사들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투자 유치, 합작법인 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관련된 6개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영풍·MBK 측에서는 6개 안건이 사실상 하나로 연결된 만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안건에도 찬성하기 어려웠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구성된 사업의 주요 안건을 모두 부결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프로젝트 추진 자체에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영풍·MBK는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들은 당시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등에서 해당 사업과 투자 구조를 두고 경영권 보전을 위해 고려아연의 이익을 희생한 미국 정부 등과의 ‘야합’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프로젝트 발표 당시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도 비판 수위는 높았다. 영풍·MBK는 ‘아연 주권 포기’, ‘국익에 반하는 결정’,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주 발행 방식뿐 아니라 프로젝트의 경제적 효과와 사업 구조 전반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영풍·MBK는 프로젝트 자체를 막으려 한 것이 아니라 편법적인 신주 발행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최근 미국 현지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을 내건 리셉션을 개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지난 6월 미국 테네시주 정부 관계자와 지역사회 인사, 언론인 등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었다.

 

행사에는 윤종하 MBK 부회장과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가 참석했으며, 장 대표는 영풍 석포제련소의 기술이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과정에서는 ‘crucibleTN.com’이라는 별도 도메인까지 등록해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프로젝트의 공식 추진 주체이거나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에 있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할 우려가 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영풍·MBK 측은 프로젝트 명칭이 등록상표가 아닌 데다 최대주주로서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에 사업을 설명한 것은 정당한 주주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거 프로젝트 관련 안건에 일괄 반대하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까지 제기한 데다 ‘야합’, ‘아연 주권 포기’, ‘국익에 반하는 결정’ 등의 표현으로 사업을 비판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입장과 온도 차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안건에 모두 반대하면서 프로젝트를 국익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원점 재검토까지 요구했다면 외부에서는 사업 자체에 반대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과거 강하게 비판했던 프로젝트의 명칭을 이제는 미국 현지 행사에 직접 내걸고 사업 지원 의사를 강조하는 모습은 앞선 입장과 일관성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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