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귀포시 하효마을회가 추진한 '하효마을 4·3성 복원사업' 현장 모습. 강경민 작가
[한라일보] "제주 4·3 당시 마을 주민들이 손수 쌓았던 성터였으나, 오랜 기간이 흘러 무너져 소실 위기에 있던 4·3성을 행정 주관이 아닌 주민 스스로 복원하는 일은 매우 드물고 의미 있는 일이죠."
7일 서귀포시 하효마을회가 추진한 '하효마을 4·3성 복원사업'에서 재능기부에 나선 돌빛나예술학교의 조환진 교장이 강조한 대목이다. 이날 마을 주민은 물론 효돈동 관계자, 전문 돌챙이 5명과 교육생 등이 동참해 복원의 손길을 보탰다.
조환진 교장은 "2015년부터 매월 셋째 주에 돌담봉사활동인 '다우게양'을 벌이고 있는데, 직접 마을회에서 4·3성을 복원한다고 해서 일정을 조정해 재능기부에 나서게 됐다"며 "4·3성은 개인 돌담이 아닌 마을공동체가 만든 것으로, 마을의 돌을 가지고 직접 주민들이 무너진 성을 복원하는 일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효마을의 사례는 대체적으로 도내 4·3성 복원이 관 주도로 전문업체에 맡겨지면서 복원현장에서의 마을주민을 배제하는 행태와는 다르다"며 "주민들이 마을에서 난 돌을 직접 얹으며 성을 복원하는 일은 1948년 축성 당시의 마을 주민들과의 연속성을 갖게 하고, 마을공동체 문화를 되살리는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한삼용 하효마을회장은 "하효 4·3성은 겹담으로 돼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돌빛나예술학교의 재능기부로 무너진 성의 일부 구간(10m가량)을 복원할 수 있었다"며 "오랜 기간에 걸쳐 길이 나고 밭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소실되는 등 얼마 남지 않은 4·3성을 복원하고 관리하는데 마을이 주체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제주에선 가장 큰 사건인 4·3 당시 마을의 피해를 절대적으로 막아준 4·3성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며 앞으로 성담이 무너진 3곳에 대한 복원작업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는 당시 17세 나이로 직접 성을 쌓았던 구순을 넘긴 고성수 어르신이 축성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당시 자신의 집이나 밭에서 돌을 갖고 왔고, 마을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나와 성을 쌓는데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하효마을회는 성 복원을 앞둬 3t 트럭 4대 분량의 돌(산담)을 마을 공동목장에서 옮겨 준비했고, 중장비를 이용해 성 하단부를 정비했다.
현재 효돈중학교 북쪽 지점에 위치한 '하효마을 4·3성'은 1948년 제주도 전역에서 4·3사건이 발발하자 마을 주민들이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15일만에 축조했다. 4000m에 가까운 길이로 높이는 227㎝, 상단부 폭 76㎝, 하단부 폭 155㎝로 축성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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