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정부 기조가 증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국민의힘은 연일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조세 정상화로 규정하면서도 심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 박충석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세금폭탄을 선택 했다"며 비판에 나섰다.
세금 인상으로 부동산 안정? '전월세난 우려'
실제로 문재인 정권 당시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취득세를 대폭 인상했다. 하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았고 20대 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의 핵심은 비거주 주택의 종합부동산세를 올리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10억 원으로 제한하는 데 있다. 특히 실거주를 할 경우에는 세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유도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월세난을 심화하게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거주를 늘릴수록 전월세 매물이 줄고, 세금 인상분은 고스란히 임대료로 전가된다는 우려다.
지난 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세제 개편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집주인이 낸 세금은 결국 세입자의 전월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납세 고지서가 세입자 앞으로 날아올 수 있다"며 "평생 땀 흘려 마련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않게 만드는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민심 없다"
국민의힘은 부동산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7일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특위 전체회의에서 장 대표는 "부동산 지옥을 만드는 주범이 바로 이재명 정권"이라며 "국민은 더 이상 이 정권에 부동산정책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위기의 원인은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밤마다 SNS에 글 올려서 가만히 있는 집값을 들쑤셔 놓은 사람이 바로 이재명 대통령 본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세제 개편안이 나오자마자 많은 국민들이 혼란과 공포에 휩싸였다"며 "세금 때문에 사실상 정부가 국민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우리 당 여의도연구원에서 이재명 정부 부동산정책 긴급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54%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집값 안정에 도움이 안 될거라고 답했다"며 "실거주 1주택자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국민이 47%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민은 더 이상 이 정권에 부동산정책을 믿지 않는다"며 "국민이 정책을 믿지 않으면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재명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민생은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증세가 아니라 공급 대책과 진정한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잘 하는 게 3가지"라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밥먹듯이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쁜 것을 좋다고 우기는 능력은 역대 정치인 중에서 최고"라며 "본인이 일 저질러놓고 뒤에 가서는 본인은 전혀 관계없는 것처럼 남 얘기하듯이 이야기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국민에게 피해만 주는 정말 나쁜 정책"이라며 "결국 국민 갈라치는 정책"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국회 정무위 소속 조정훈 의원도 이날 전체 회의에서 "공급 실패의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증세안"이라며 "세입자와 청년에게 돌아갈 확대한 세금 청구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개편의 문제는 6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첫째, 공급 없는 증세, 둘째, 갈라치기로 가린 정책 실패, 셋째 국민연금까지 동원하는 무책임한 책임 전가, 넷째, 원칙 없이 예외만 늘어난 무더기 세제, (다섯째) 정부 약속을 스스로 뒤집는 정부실의 붕괴 그리고 마지막으로 국민들, 특히 세입자와 청년에게 돌아갈 확대한 세금 청구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도 부동산 문제 핵심은 공급 부족이라 하지만 국민이 먼저 받아든 것은 공급 계획이 아니라 세금 고지서"라며 "장기 보유 특별 공제 축소, 종합 부동산세 강화, 양도소득세 강화까지 이어지는 전방위 증세"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공급은 못하면서 국민연금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데 쓰겠다고 했다"며 "공공주택 공급은 국가의 책임인데 국민 모두가 내서 관리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쓰는 것은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세제 개편의 최종 청구서는 우리의 세입자와 청년"이라며 "부자 증세가 결국은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와 그리고 임대주택을 찾아가는 주택 약자에게 전가될 거라는 걸 모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개편은 집은 더 짓지 않고 세금은 더 걷고 규정은 더 복잡하게 만든 나쁜 정책"이라며 "정부가 약속한 집부터 제대로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국회 심의 과정 집중'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세제 개편안을 두고 '조세 정상화' 방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거주용 1주택은 최대한 보호하되, 일정 가액 이상의 주택, 비거주 및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정상화하는 원칙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과도하게 집중된 혜택은 주택 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라며 '조세 정상화'로 평가했다.
하지만 시가 20억 원 이상 아파트가 밀집한 수도권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민심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보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직무대행은 "필요한 지원은 더욱 두텁게 하고 보완할 부분은 더욱 정교하게 다듬겠다"며 "서민과 중산층·청년과 지역의 부담을 덜고, 성장과 민생·공정 과세를 함께 실현하는 합리적인 세제 개편안을 완성하겠다"며 국회 논의를 통해 다듬겠다는 신중론을 펼쳤다.
특히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패배의 원인으로 부동산 민심이 꼽히는 만큼 여당이 주도해서 만들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 서대문을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부를 설득하고 국민이 수용하고 납득할 수 있는 세제 개편안을 여당 주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폴리뉴스 백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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