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일본 농촌 '평균 73세'…로봇이 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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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일본 농촌 '평균 73세'…로봇이 구할 수 있을까

이데일리 2026-08-07 17:3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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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고령화한 일본 농촌의 빈 일손을 메우기엔 로봇이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람이 없어 기계를 들였지만 정작 쓰는 사람이 없어서다.

(사진=AFP)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일본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줄어드는 지역 가운데 하나인 야마가타현 니시카와를 찾아 로봇이 늙어가는 일본 농촌을 구할 수 있을지 살펴본 결과를 전했다. 일본의 출생률은 지난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1억 2380만명인 인구는 2060년 1억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자영농은 2000년 240만명에서 100만명 아래로 주저앉았고 지난해에는 농가 수가 사상 최대 폭으로 줄었다.

니시카와는 눈에 갇힌 산골 마을로, 이곳 농가들은 겨울에 피는 벚꽃을 길러 생계를 잇는다. 하지만 일을 할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벚꽃농가조합장 가네코 미쓰야(53)의 부모는 각각 75세와 84세인데도 여전히 눈길을 헤치고 난방도 없는 창고에서 가지를 다듬는다. 가네코 조합장은 “뭐라도 해야 했다”며 “이대로 사라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NYT는 이 마을 벚꽃 농가의 평균 연령이 73세라고 부연했다.

니시카와 마을이 해결책으로 붙잡은 건 로봇이었다. 미세한 기온 변화를 잡아내는 센서를 달아 수확 적기를 찾아냈고 제초 로봇도 들였다. 마지막 승부수는 지난해 12월 도입한 운반 로봇 ‘포치’였다. 1만 5000달러(약 2140만원)에 달하는 이 로봇은 산길을 다닐 수 있고 벚꽃 다발을 270㎏까지 트럭까지 옮겨준다.

그럼에도 84세 농부 시다 히데키는 “나는 (여전히) 옛날 방식대로 한다”며 포치를 비닐하우스 한구석에 세워놓았다. 아내를 잃고 혼자 사는 그의 세 자녀 가운데 농사를 잇는 이는 없다.

마을이 비어가는 속도도 로봇을 들여오는 속도보다 빠르다. 니시카와에선 1991년 고등학교가 폐교했고 약 20년 전엔 마지막 슈퍼마켓이 문을 닫았다.

물론 일손을 메울 방법이 로봇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면 된다. 하지만 간노 다이시(48) 니시카와 지자체장은 기술 쪽을 택하고 ‘스마트 농업’ 사업에 4만달러(약 5700만원)를 따냈다. 일본 정부가 비자를 조이면서 야마가타현 전체의 외국인 농업 노동자는 145명에 그친다.

사람이 줄어들자 곰이 늘어나는 것도 니시카와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야마가타현 산에서 78세 남성이 산나물을 캐다 돌아오지 못했다. 한 달 사이 곰에게 물려 숨진 세 번째 일본인이었다. 니시카와에서 차로 45분 거리에서 양배추를 키우는 70대 사쿠라이 부부의 밭에도 곰과 멧돼지가 들이닥쳤다.

이에 대한 대응에도 ‘몬스터울프’라는 일본 로봇이 투입됐다. 털을 두르고 붉은 눈을 번뜩이며 30분마다 소리를 질러 곰의 접근을 막아주지만, 받침대에 고정돼 머리만 움직이는 데다 야마가타시가 보유한 것이 한 대뿐이어서 항상 밭에 두고 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로봇을 기다리는 것은 벚꽃 농가만이 아니다. 일본 체리의 약 70%를 생산하는 야마가타현은 수확 인력난이 만성적이다. 체리는 꼭지를 붙인 채 따야 상하지 않는데, 그러려면 사람 손으로 살살 비틀어야 해 기계로 대신하기가 까다롭다. 지역 과수 재벌 사이토 젠유(80)는 전문가에게 이를 극복할 로봇을 주문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쓰지 못하고 있다.

실험실 시연에서 로봇이 체리를 제대로 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원생 미사와 미키토는 로봇이 야마가타 농업을 구하리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체리 농사를 짓는 그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현을 떠날 것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한때 세계를 이끌던 로봇 기술마저 이제 중국에 뒤졌다. 지난 3월 중국 난징농업대가 개발한 로봇은 딸기밭을 돌며 84%의 정확도로 열매를 땄다. 중국 로봇은 이미 리치와 구기자를 수확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니시카와의 구원투수로 불렸던 포치 역시 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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