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성특례시의회 최은희 의원 "회기가 끝나면 저는 다시 현장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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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화성특례시의회 최은희 의원 "회기가 끝나면 저는 다시 현장으로 나간다"

뉴스로드 2026-08-07 17:21: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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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보건복지위원장이 현장 정치를 강조하며 본인의 사례를 말하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최은희 보건복지위원장이 현장 정치를 강조하며 본인의 사례를 말하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뉴스로드] 최은희 화성특례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의 책상 서랍에는 손바닥만 한 수첩 여러 권이 쌓여 있다. 표지는 낡고 모서리는 닳았다. 초선 시절부터 차 안에서, 현장에서, 전화를 받으며 급하게 눌러쓴 민원들이다. 재선에 성공해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은 지금도 이 수첩은 손에서 떠나지 않는다. 지난 5일 최 위원장은 "위원장이 되고 나니 과에서 별도로 보고해주는 일들이 많아졌다. 그래도 회기가 끝나면 저는 다시 현장으로 나간다"며 현장 정치를 강조했다.

 

전화 한 통, 그날 오후 현장으로

최 위원장이 말하는 현장 정치가 무엇인지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위원장에게 "의원님, 도서관이 너무 추워서 애들이 책을 못 읽어요."라는 향남1지구 학부모들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2015LH가 기부채납한 둥지나래 어린이도서관 이야기였다. 사방이 유리로 된 구조로, 겨울이면 난방이 사실상 되지 않아 한기가 그대로 스며드는 상태였다. 최 위원장은 전화를 끊고 그날 오후 곧바로 학부모들과 현장을 찾았다. 그가 본 현장은 정말 춥고, 창호도 낡고, 책도 다 바래있었다. 최 위원장이 담당 부서에 전하자 담당 부서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시설 리모델링 우선순위에서 3위로 밀려 있었고, 50억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해 사업 추진이 어렵다며 "올해는 어렵고 내년에 준비해서 반영하자"는 답이 돌아왔다.

최 위원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매달 간담회를 열었다. 학부모, 도서관 운영위원, 담당 공무원들을 번갈아 만나며 사안을 붙들었다. 담당 국장이 바뀔 때마다 다시 설명하고, 다시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결정적 계기는 당정 협의회였다. 그는 "국장님께 어떻게 예산을 따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세게 하라', '당정 협의회 안건으로 올리라'고 하시더라고요"라며 "그 말 듣고 곧바로 안건을 상정했다"고 말했다. 시장 결재를 거쳐 사업이 국비 공모로 이어졌고, 결과는 국토교통부 공모 전국 18곳 중 5곳 선정이었다.

그는 "현장에서 마음만 먹으면 실질적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그때 크게 느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화 한 통에서 시작해 수십 차례 간담회를 거쳐 50억원 국비 사업으로 이어진 과정이었다. 담당 부서가 "어렵다"고 했던 그 사업이이 이뤄졌다.

 

최 위원장이 치안 사각지대의 문제를 풀어냈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최 위원장이 치안 사각지대의 문제를 풀어냈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좌담회에서 들은 이야기, 5분 발언으로 올리다

비슷한 방식은 치안 사각지대 문제에서도 반복됐다. 최 위원장은 경찰과의 좌담회에서 서부권 순찰 공백 문제를 직접 들었다. "서부 지역은 워낙 광활해서 경찰서·지구대에서 출동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사고가 잦은 곳 근처에 미리 대기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현장에서 들은 이 이야기는 곧바로 의회 5분 자유발언으로 이어졌다. 이어 조례 제정까지 밀어붙였다. 경찰차가 사전에 대기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내용이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해당 부서는 2024년 이미 한 차례 같은 요구를 검토했다가 '주차 공간 부족''민원 우려'를 이유로 거절한 바 있었다. 최 위원장은 "경찰차가 항상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민에게는 안도감이고, 범죄 예방 효과로도 이어진다""장애인 주차구역처럼 비워두는 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설득했다.

조례는 통과됐다. 하지만 최 위원장의 발걸음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조례 통과 이후에도 서부·동부 지역 경찰과 함께 실제 거점 위치를 하나씩 확인하는 현장 답사를 이어가고 있다.

 

복지가 체감이 안 되면 아무 소용 없다

두 사례에는 공통된 패턴이 있다. 민원이나 좌담회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날로 또는 가능한 한 빠르게 현장을 찾고, 담당 부서의 거절에도 간담회와 설득을 반복하며, 마지막엔 예산이나 조례라는 제도적 결과물로 마무리한다.

최 위원장은 이 방식이 보건복지 행정에서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는 진짜 많이 있어요. 돈도 많이 주고. 근데 그게 그 사람한테 체감이 안 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복지가 아니라, 직접 찾아가서 발굴하는 능동적 복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 예방 상담 현장에서 들은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몇억 원이 망해서가 아니라 가스요금·수도요금이 6개월씩 밀려 20~40만 원 정도 연체된 것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며 이 이야기를 접한 뒤 그는 보궐선거 당선 직후 받은 첫 월급을 지역 자살예방센터에 기탁했다.

 

최 위원장이 현장에서 급한 민원을 청취하고 해결되는 과정을 적어 놓은 수첩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최 위원장이 현장에서 급한 민원을 청취하고 해결되는 과정을 적어 놓은 수첩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로드 김영식 기자 

 

낡은 수첩이 만드는 정치

최 위원장이 최근에는 산발적인 민원 기록을 하나로 모은 '전체 일지'까지 만들었다. 날짜별로 민원 내용과 해결 여부를 정리한 두꺼운 노트다. 그는 "안 한 것들, 전화해줘야 할 것들, 문자 답장 못 한 것들을 저녁이 되면 다시 정리한다"고 말했다.

2년 뒤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지 묻자 "훗날 대단하고 화려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기보다는, '우리 동네에 최은희가 있어서 참 든든했다', '언제든 찾아가 답답함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좋은 정치인이었다'는 말을 듣고 싶습다"며 긴 설명 대신 짧은 문장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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