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에 볶음밥, 내장탕에 막걸리…음식 넘어 문화로 진화한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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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에 볶음밥, 내장탕에 막걸리…음식 넘어 문화로 진화한 'K-푸드'

르데스크 2026-08-07 16:16: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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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푸드의 경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불고기와 비빔밥, 김치 등에 머물렀던 과거와 달리 내장탕, 곱창, 육개장, 콩국수 등 다소 낯선 음식에도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 K-콘텐츠 등을 통해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는 동시에 이른바 '현지인 따라하기'를 즐기는 여행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선호 메뉴가 점차 다양화되는 것은 K-푸드가 매력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음을 방증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먹는 방식, 음식 조합, 먹는 목적 등 한국 음식 넘어 한국 식문화 즐기는 외국인들

 

2025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실시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한식은 주로 불고기, 비빔밥, 양념치킨, 삼계탕 등 맵지 않으면서 익숙한 재료로 만든 메뉴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외국인들에겐 낯선 재료가 들어가거나 특유의 매운맛이 특징인 메뉴가 서서히 인기를 끌고 있다. 내장탕, 곱창, 육개장, 콩국수, 뼈해장국, 물회, 꼬리곰탕, 빈대떡, 솥밥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주요 카드사(BC카드·KB국민카드 등)의 외국인 관광객 소비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명동·홍대 일대의 대형 외식업소 결제 비중은 과거에 비해 감소한 반면 종로·을지로·성수 등 골목 상권 내 일반 음식점 및 국밥·구이류 업종에서의 외국인 카드 결제 건수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시장 및 국밥·해장국 업종의 외국인 결제 건수는 최대 40% 이상 급증했다.

 

▲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한국 음식' 관련 게시물. [사진=Reddit 갈무리]

 

K-콘텐츠, K-팝 등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사람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메뉴에 호기심을 갖는 외국인이 늘어난 결과다. 글로벌 커뮤니티 플랫폼 레딧(Reddit)의 한국 관련 게시판에는 기존에 알려진 메뉴 외에 독특한 메뉴를 찾는 질문들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는 "더운 날 먹는 물냉면" "강된장 비빔밥" "육회" "선지 해장국" "곱창구이" 등 외국인 입맛과는 거리가 먼 메뉴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레딧에 올라온 'Korean Naejang-tang'이라는 제목의 내장탕 시식 영상은 해외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게시물에는 "곱창은 정말 만병통치약이다" "멕시코의 내장 요리인 메누도처럼 한국의 내장탕이 마법처럼 내 숙취를 날려버렸다" 등 긍정적인 반응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 인스타그램에도 '#HiddenKoreanFood'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한국의 이색 음식점의 방문 인증 영상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들 게시물에선 매장의 위치와 주문 방법을 구체적으로 묻는 등의 댓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주요 상권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풍물시장과 종로구 광장시장 음식점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장시장은 이미 널리 알려진 전이나 김밥 외에도 산낙지, 육회, 곱창 등을 찾는 외국인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광장시장에서 소머리국밥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요즘은 외국인 손님이 자주 보인다"며 "자연스럽게 소머리국밥에 막걸리를 시켜서 한 그릇 뚝딱 비우고 간다"고 말했다. 

 

▲ 서울 광장시장에서 다양한 한국 음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 ⓒ르데스크

 

광장시장에서 만난 베트남에서 온 레 후언(26·여) 씨는 "SNS를 통해 풍물시장 소머리국밥을 알게 돼 찾아왔다"며 "다른 음식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데다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다고 소문이 나서 호기심에 와봤는데 먹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방문한 필릭스 씨(36·남) 역시 "한국인들이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 내장국을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에 먹어봤다"며 "독일에도 내장으로 만든 수프가 있지만 한국의 내장탕이 국물이 매워서 해장에는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종로 골목상권(피맛골)에서 만난 헝가리 출신의 옐레나 씨(29·여)는 "SNS에서 솥밥을 먹은 뒤 숭늉을 만들어 누룽지까지 먹는 영상을 보고 신기해서 매장을 찾았다"며 "한 가지 음식에서 여러 맛과 풍미를 느낄 수 있어 신기했고 맛도 좋았다"고 말했다. 종로 골목상권에서 만난 한 상인은 "예전엔 외국인 손님이 오면 메뉴 설명부터 힘들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캡처해 온 국밥이나 내장탕 사진을 보여주며 바로 주문한다"며 "한국 사람들이 먹는 방식 그대로 깍두기 국물을 넣어 먹거나 청양고추를 찾는 손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한식 소비가 로컬 일상식으로 다변화되는 현상에 대해 K-푸드에 대한 인식이 '이색 상품'에서 '문화적 경험'으로 확장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K-푸드가 강력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정희선 숙명여대 교수(K-푸드전공)는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에 매력을 느끼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재미'와 '참여'다"며 "국밥, 솥밥 등과 같이 자신의 취향대로 재료를 더하거나 먹는 방식을 다채롭게 변형할 수 있는 확장성과 참여성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로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식이 해외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맛이나 조리법을 전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며 "한국인의 진짜 삶과 정체성이 담긴 로컬 음식을 문화적 스토리와 결합해 전달할 때 K-푸드는 단기적인 트렌드를 넘어 세계인을 사로잡는 강력한 문화 콘텐츠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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