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군부대에서 일과 후 휴대전화를 반납한 장병들이 1500만원 상당의 무단 결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휴대폰 반납했더니 1500만원 결제, 군부대 내 연쇄 절도 및 부대 방관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국방의 의무를 위해 입대한 20대 초반 청년들이 부대 안에서 대규모 금전 피해를 봤다”며 “병사 B씨가 장병들을 상대로 총 1500만원에 달하는 금전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1명으로, 개인별 피해액은 20만∼200만원이다. B씨는 장병들이 부대에 제출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게임머니를 결제한 뒤 이를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B씨가 보관함이 있는 행정반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고, 청소를 혼자 담당하는 점을 이용해 주말 및 휴대폰 제출 시간에 머물렀다”며 “제출된 장병들의 휴대폰에 본인의 유심(USIM)칩을 끼워 게임머니를 결제한 뒤 현금화하는 수법을 썼는데, 돈은 도박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함께 공개된 결제 내역을 보면 장병들이 휴대전화를 반납해 둔 자정 무렵 9만9000원 상당의 게임머니 구매가 짧은 시간 동안 반복된 정황이 확인된다. 또 다른 자료에는 유심이 기존과 다른 단말기에서 사용됐음을 알리는 통신사 안내 문자도 포함됐다.
해당 결제는 구글플레이에서 ‘이동통신사 결제’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다. 이 경우 구매 금액은 결제에 이용된 회선의 통신 요금에 청구된다. 구체적인 범행 방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같은 구조를 고려하면 피해 장병들의 유심이 다른 단말기로 옮겨져 결제에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부대 내에서 관련 금전 피해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A씨는 “과거 B씨는 도박을 하다 적발됐고, 부대 내에서 후임병 1명에게 총 1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적도 있다”며 “당시 B씨 부모 측이 피해 금액을 갚겠다고 해 사건이 무마됐지만, 아직도 약 680만원을 변제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B씨와 부모 측이 변제 불가 의사를 통보해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며 “당사자도 ‘어차피 집행유예가 나올 것 같으니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군부대 측의 관리 부실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도박 적발과 1000만원 갈취 사건 이후 부대는 B씨를 ‘도움 배려 병사’로 지정하는 등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했고 막을 기회도 있었다”며 “그런데도 행정반 청소를 단독으로 맡기고 도어락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처사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건에서도 부대 측은 ‘군사경찰, 군 수사관을 불러준 데다 민간 신고를 위해 휴대폰을 쓰게 해줬으니 피해 변제는 알아서 받으라’는 식의 소극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군의 사건 처리 과정과 관련해서는 “B씨 전역이 30일 남았다는 이유로 전역 연기 등의 조치 없이 수사가 지체됐고 현재는 15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형사 재판까지 1년 반~2년이 걸린다고 안내받았는데, 11명의 피해 병사들은 여기에 민사를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모두 사회초년생으로, 200만원은 군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 너무나도 큰돈”이라며 “B씨에 대해 전역 전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고 피해 금액을 조속히 변제하는 것은 물론, 국가 시스템 속에서 발생한 범죄인 만큼 관리와 사후 대처를 소홀히 한 부대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연을 접한 보배 회원들은 “저게 가능한 일인가” “피해금을 다 갚을 때까지 월급을 압류해야 한다” “잘못도 잘못이지만 반성하는 모습이 없어 보이는 점이 더 문제다” “의무 복무 중에는 휴대폰을 보유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 B씨가 타인의 유심 등을 이용해 본인 동의 없이 결제를 발생시킨 것으로 확인될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형법 제347조의2에 따르면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변경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실제 형량은 피해액과 범행의 반복성, 피해 회복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B씨가 컴퓨터등사용사기죄 등으로 기소돼 형사 재판이 진행될 경우 피해자들은 별도의 민사소송 외에도 범죄로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 피해 등에 대해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이날 <일요시사>는 ▲어느 부대에서 발생했던 사건인지 ▲또 다른 피해 병사는 없는지 ▲이후 후속 조치 등을 묻기 위해 A씨와의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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