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번에는 '주택 공급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의 공급 부족 책임을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정부에 돌리며 주택공급 관련 법안 처리 협조를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과 오 시장은 "현재 공급절벽은 민주당 시정 10년의 결과"라고 맞받아치며 정면 충돌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부동산 논쟁의 중심이 세제 개편에서 공급 정책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당시 주택 착공 건수가 현저히 줄었고 3기 신도시 공급도 미뤄졌다"며 "국민의힘은 말로만 공급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주택공급 법안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직무대행은 "주택법과 도시정비법, 공공주택특별법 등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본회의 처리가 미뤄지고 있다"며 "공급 확대를 주장한다면 관련 입법부터 협조하는 것이 순서"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전날 서울시가 주최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 세제 개편안을 강하게 비판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서울시 아파트와 빌라 착공 물량은 2023년 이후 크게 감소했다"며 "서울의 공급 절벽은 오 시장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건축·재개발은 단기적으로 기존 주택 멸실을 초래하는데도 이에 대한 대책 없이 공급 확대만 이야기하고 있다"며 "오 시장은 공급 촉진자가 아니라 공급 억제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반하장에도 정도가 있다"며 민주당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오 시장은 "지금의 공급 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국민들이 모르실 것이라 생각하느냐"며 "민주당 시정 10년 동안 재개발·재건축 389곳이 해제되면서 서울은 43만 호에 달하는 공급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급의 씨를 말린 것도 모자라 제초제까지 뿌려놓고 이제 와 책임을 서울시에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지난 5년 동안 서울시는 멈춰 있던 정비사업을 정상화하며 공급 기반을 복원해 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주택이 철거돼 공급이 오히려 줄어든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하며 "재개발은 27.4%, 재건축은 44.2%의 순증 효과를 냈다"며 "데이터로 확인되는 사실까지 부정하면서 정비사업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 여야가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접근법의 차이를 드러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공공주택 확대와 관련 입법을 통한 공급 기반 마련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민간 중심 공급 확대가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같은 '공급 확대'를 말하면서도 공급 부족의 원인과 해법에서는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세제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공급 책임론으로 확산되면서, 향후 국회에서 주택공급 관련 법안 처리와 재건축·재개발 정책을 둘러싼 여야 충돌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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