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추세가 단번에 뒤집히기는 어려워 당장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의 금리 인하 등 미·일 금리 차를 좁히는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엔 캐리 청산이 본격화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고금리 미국 채권이나 신흥국 주식 등 고수익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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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8일 “이번 개입은 역대 최대 규모, 미·일 공조, 신규 자금조달 채널 활용이라는 복합적 성격을 갖췄음에도 엔·달러 추세 자체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3엔을 웃돌며 4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오른 뒤 일본 재무성의 시장 개입과 미·일 정책 공조로 150엔 후반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개입이 엔화 약세의 추세 자체를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미·일 금리 차 등 기초 여건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엔화의 구조적 약세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4년과 올해 4월에도 일본 당국의 대규모 개입이 있었지만 엔·달러 환율은 3~5엔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2024년 7월에는 개입 규모는 약 5조엔으로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BOJ의 금리 인상과 미국 고용 둔화가 맞물리면서 엔·달러 환율이 최대 20엔 하락했다. 당시 엔화의 급격한 강세는 미국 기술주 급락 요인으로 전이돼 ‘블랙 먼데이’로 이어졌다. 개입 규모보다 미·일 금리 차를 움직이는 통화정책 변화가 엔화 방향을 결정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진경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강세로) 추세가 전환되려면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연준의 금리 인상 필요성 약화 등이 확인돼 금리 차가 좁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과거보다 커졌다는 점에서 이번 상황을 단순하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스왑(OIS) 시장에서 일본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 5일 기준 61%로 올랐다. 다만 연준은 금리 인하보다는 금리 인상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 중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할 수 있는 ‘재료’가 일부 쌓여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엔화의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누적된 데다 일본 소재 외국은행 지점의 본점 송금액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계정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재료가 됐다. 그나마 현재 수준은 과거 사상 최고치의 절반 정도인 약 14조엔에 불과하다. 엔화 차입을 통한 조달 규모 역시 크게 늘지 않아 급격한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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