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정채원 인턴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스포츠활동 인센티브 제도 ‘튼튼머니’는 운동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해 국민의 생활체육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시행 4년 차를 맞은 올해 적립시설과 참여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지역별 이용 여건과 접근성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국민체력100’ 홈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전국에서 튼튼머니 적립시설이 없는 지역은 올해 5월 32개 시·군에서 8월 현재 17개 시·군으로 줄었다. 현재 적립시설이 없는 지역은 강원 태백·정선·화천·고성, 전북 무주·순창, 전남 보성·장성·완도·진도, 경북 의성·청송·고령·성주·봉화·울릉, 충북 단양 등이다.
3개월여 만에 적립시설 공백 지역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지만, 시설 확대만으로 제도가 현장에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본보가 튼튼머니 적립과 사용 현장을 직접 살펴본 결과, ‘적립’과 ‘사용’ 단계 모두에서 지역 간 격차가 여전히 나타났다.
최근 지역 적립시설의 수가 확대된 가운데 새롭게 지정된 적립시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올해 여름부터 튼튼머니 적립시설로 운영 중인 강원 평창군 진부면의 한 피트니스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기존 회원의 요청으로 튼튼머니 사업에 참여해 지난 6월부터 적립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관계자는 처음부터 제도에 참여할 계획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몇 만원이 그렇게 큰돈이 아니지 않느냐”며 “굳이 신청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안 하고 있었는데 회원 한 분이 해달라고 요청하셔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운영을 시작한 뒤에도 이용자는 대부분 기존 회원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튼튼머니’가 되느냐며 새롭게 찾아오는 외부 이용객은 없었다”고 말했다. 평창군 내 유일한 적립시설이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도 신규 이용객 유입 효과는 체감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회원이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는데, 신청부터 승인까지 절차가 길고 까다로웠다”고 토로했다. 실제 해당 피트니스센터는 적립시설 승인을 받는 데 2개월 이상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튼튼머니의 연간 최대 적립액은 5만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혜택으로는 기존 이용자가 다른 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거나 비운동층의 신규 유입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도시처럼 여러 체육시설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적립 혜택이 이용자의 선택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정 시설을 방문하지 않아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비대면 방식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민간 운동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해 기존 달리기 중심이었던 인증 항목을 계단 오르기와 하이킹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적립 방식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와 체육시설 모두의 참여를 유도할 유인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포인트 적립뿐 아니라 사용 단계에서도 지역 간 불균형이 나타났다.
경남 의령군의 유일한 튼튼머니 적립시설인 동부국민체육센터 역시 지역 주민의 요청으로 적립시설에 등록했다. 동부국민체육센터 관계자는 “도시에서 ‘튼튼머니’를 이용해본 젊은 분이 와서 신청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등록 이후에도 사용 단계의 한계는 뚜렷했다. 그는 “여기는 용품점이나 약국 등 ‘튼튼머니’ 사용처가 많지 않다”며 “포인트를 쓰려면 결국 다른 도시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센터 입구에 제도 홍보문을 붙여둬도 주민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제로페이 앱을 확인한 결과, 의령군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약국과 스크린골프장, 당구장 등은 의령군청 인근에 집중돼 있었다. 의령군 유일의 적립시설인 해당 체육센터에서 사용처까지는 지도 서비스 기준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됐다. 포인트를 적립하더라도 생활권 안에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는 의령만의 일이 아니었다. 전남 신안군 역시 적립시설은 한 곳뿐이었고, 해당 시설에서 포인트 사용처까지는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4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적립시설은 마련됐지만 정작 생활권 안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셈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공단)은 이러한 접근성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참여자들의 사용 편의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생활권 내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 채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튼튼머니는 기존 제로페이 스포츠상품권뿐 아니라 경기지역화폐로도 포인트를 전환할 수 있도록 사용 채널을 확대했다. 다만 현재 경기지역에 한정된 방식인 만큼, 적립시설과 사용처 자체가 부족한 일부 농어촌 지역에서는 생활권 안에서 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 이용 여건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지만, 전체 사업 지표에서는 참여 확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튼튼머니 포인트 적립 참여자는 69만95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 일반 포인트 적립 기간 참여자의 1인당 평균 스포츠활동 시간도 전년보다 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같은 참여자 증가와 스포츠활동 시간 증가가 새로운 생활체육 인구의 유입으로 이어졌는지는 아직 공단 차원에서도 별도로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관계자는 “튼튼머니가 국민의 실질적인 운동 습관 형성과 건강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현재 사업 성과 분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매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성과 분석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기존 생활체육 참여자의 운동 지속을 유도하는 인센티브 효과다. 반면 참여자 수와 스포츠활동 시간 증가가 새로운 생활체육 인구의 유입으로 이어졌는지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평창과 의령의 사례가 보여주듯 지역에서는 시설 부족뿐 아니라 낮은 참여 유인과 제한된 사용처 등 여러 장벽이 튼튼머니 이용을 가로막고 있다. 생활체육 참여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려면 적립시설과 사용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튼튼머니가 실제 국민의 운동 참여를 이끌어내는 유인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를 통해 새로운 생활체육 인구가 얼마나 유입되고 있는지도 향후 사업 성과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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