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을 수사 중인 경찰이 대한축구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축구협회 윗선이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불거진 인사 실패 논란 속에서 경찰은 성적 부진과 별개로 수사의 본류인 '감독 선임 과정의 부당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감독 선임 관련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
특히 경찰은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를 검토한 뒤 상위 기구인 축구협회 이사회에 특정 후보 선임을 추천하는 역할을 맡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생성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축구협회가 홍 전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정하고 검증한 과정에서 이사회가 이를 최종 승인한 경위 등을 면밀히 들여다볼 방침이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정몽규 당시 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등 임원진이 홍 전 감독 선임을 위해 지위를 이용해 이사회의 업무를 방해했거나 협회 정관을 무시했는지 여부도 집중 수사 대상이다.
당초 이 사건은 2024년 7월 한 시민이 이 전 이사가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축구협회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며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법리 검토를 거친 경찰은 사단법인 내부의 계약 사항인 정관 위반 그 자체만으로는 형사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에서 경찰은 단순한 정관 위반 여부보다는 정몽규 전 회장과 이임생 전 이사 등이 위계와 지위를 이용해 이사회 등이 정관을 무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홍 전 감독 본인이 협회 관계자의 업무를 방해할 위계를 갖추고 있지 않아 향후 참고인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홍 전 감독의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2년 넘게 이어져 왔다. 최초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 종로경찰서가 8건의 고발 사건을 약 2년간 방치했으나, 최근 월드컵 탈락과 함께 지도력 논란이 커지고 여론과 정치권의 질책이 이어지면서 서울청 광수단 금융범죄수사대로 사건이 이관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금수대는 추가 고발 사건을 병합해 총 9건을 수사 중이며, 최근까지 전력강화위원과 이사회 이사를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홍 전 감독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정몽규 전 회장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어서, 축구협회 윗선을 향한 수사가 본격적인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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