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비롯한 해병대 지휘관들이 항소심에서도 무거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최상급 지휘관으로서 대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책임이 엄중하다고 판단했다.
7일 서울고법 형사4-3부(전지원·김인겸·성지용 부장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1심 판결과 동일하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앞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검)은 결심공판에서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현장 지휘관들도 1심과 같은 형량이 유지됐다. 수해 현장을 총괄 지휘했던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내려졌고, 채 상병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 장 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구명조끼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수색 작전에 투입된 대원들의 생명·신체적 안전을 보호해야 할 지휘관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실종자 수색 성과가 저조한 포병대대를 강하게 질책했으며, "도로에서 내려다보지 말고 수변으로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야 한다"라며 현장 상황과 동떨어진 적극적·공세적 수색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일부 대원들이 안전 지침을 위반하여 위험한 수중 수색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이를 묵인했고, 필요한 안전 지침을 전파하거나 가슴 장화 외에 구명조끼 같은 필수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급 지휘관의 무리한 지시와 방임이 결국 채 상병의 안타까운 순직으로 이어졌다는 특검팀의 공소사실을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그대로 인정했다.
더불어 사고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 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 지도와 수색 방식 지시 등 무단으로 지휘권을 행사한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던 세부 사실관계 중 일부에 대해 '이유 무죄'를 선고했다. 이유 무죄란 판결 주문(결론)에서는 전체적인 유죄 판결이 유지되지만, 판결 이유의 세부 항목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하는 법리적 해석이다.
1심은 육군에서 작전 철수 지침이 내려졌음에도 임 전 사단장이 박 전 여단장에게 작전을 지속하도록 지시한 부분을 유죄 근거로 삼았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박 전 여단장이 작전을 계속 수행한 결과가 오롯이 임 전 사단장의 작전통제권 행사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부 판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항소심 재판부는 지휘관들의 업무상 과실과 채 상병 순직 사이의 인과관계, 그리고 군 명령 체계를 위반한 핵심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고 1심이 선고한 형량을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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