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크루서블 명칭 무단 사용’ 고발…美 행사 나선 MBK 윤종하·영풍 장세환 ‘자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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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크루서블 명칭 무단 사용’ 고발…美 행사 나선 MBK 윤종하·영풍 장세환 ‘자격’ 논란

경기일보 2026-08-07 11:21: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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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본사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의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해 행사를 개최했다며 영풍·MBK파트너스(MBK)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영풍·MBK 측은 ‘최대주주로서 정당한 주주 활동’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정작 미국 현지 행사에 나선 윤종하 MBK 부회장과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가 고려아연의 사업을 대외적으로 설명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5일 MBK가 고려아연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 윤 부회장, 장 대표 등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회사와 사전 협의 없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사용해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관계자들에게 사업 주체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영풍·MBK 측은 지난 6월 프로젝트 크루서블과 테네시주를 결합한 ‘crucibleTN.com’ 도메인을 등록한 데 이어 지난달 테네시 주정부 관계자와 지역 인사,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이 담긴 리셉션 초대장을 발송했다. 같은 달 9일에는 미국 내슈빌의 허미티지 호텔에서 실제 리셉션도 개최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서 회사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사업과 관련해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모든 주주의 회사”라며 “회사의 기업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핵심광물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것은 최대주주로서 너무나 당연한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주주로서의 활동’과 ‘회사의 사업을 대외적으로 설명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분을 많이 보유한 주주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업무집행 권한까지 당연히 부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리셉션에서 프로젝트 관련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 장 대표의 자격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장 대표는 영풍 오너 일가이자 영풍문고홀딩스 대표지만 고려아연 주주인 영풍의 공식 임원은 아니다. 이 때문에 영풍의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있지 않은 장 대표가 고려아연의 핵심 사업을 현지에서 설명하고 영풍의 기술과 해당 프로젝트를 연계해 소개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윤 부회장 역시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지만 고려아연의 이사나 경영진은 아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고려아연 주주라는 사실만으로 윤 부회장에게 고려아연의 경영이나 개별 사업에 직접 관여할 권한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상법상 회사의 업무집행과 대표 권한은 이사회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행사되는 만큼 주주권과 회사의 업무집행 권한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재계에서도 영풍·MBK 측이 최대주주 지위를 근거로 미국 사업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사업 당사자인 고려아연과 협의하지 않은 채 회사의 사업명을 내건 별도 행사를 개최했다면 이해관계자들에게 혼선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해외 정부나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장 대표는 영풍의 공식 임원도 아닌 만큼 오너 일가라는 이유만으로 고려아연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는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다른 주주와 투자자뿐 아니라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 등 현지 이해관계자들이 사업의 공식적인 주체를 혼동할 가능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최대주주라는 지위를 내세우는 과정에서 다른 주주나 고려아연 이사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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