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만 연수 보내준 건 남성 차별"…美 정부, 日기업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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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연수 보내준 건 남성 차별"…美 정부, 日기업 제소

이데일리 2026-08-07 11:13: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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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여성 직원만 보낸 사내 연수가 ‘남성 차별’이라는 이유로 미국 연방정부 기관에 제소당했다. 일본 기린홀딩스(HD)의 미국 자회사 이야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역사의 달'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연방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2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역사의 달'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연방정부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잇따라 서명했다. (사진=AFP)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지난 2월 기린HD의 완전자회사인 코카콜라 베버리지스 노스이스트(CCBN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남성 직원을 임금과 고용조건, 그 밖의 고용상 이익에서 성별을 이유로 차별적으로 대우해 민권법 제7편 703조 a항을 위반했다”고 적혔다.

문제가 된 것은 2024년 9월 연수회다. 미 동부에서 코카콜라 병입·유통 사업을 하는 직원 3400명 규모의 CCBNE는 코네티컷주의 한 카지노 리조트에서 여성 직원만 참가하는 숙박 연수를 열었다.

회사는 사업용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에 “사내 첫 대면 여성 포럼”이라며 참가자들이 발표하고 교류하는 영상을 올렸다. 미국에서도 관리직 여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연수회에는 절박한 문제의식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남성 직원이 “여성만 통상 업무를 면제받고 숙박과 식사를 제공받았으며 임원 강연을 듣는 기회도 얻었다”며 불공평하다고 위원회에 진정했다. 위원회는 내용을 검토한 뒤 연수회에 위법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민사소송이지만 원고가 연방정부 기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시책 자체의 위법성을 따지려는 상징적 재판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미국은 1960년대 린든 존슨 대통령이 행정명령 11246호에 서명하면서 여성과 소수자 채용·승진을 기업에 요구하는 소수자 우대정책(어퍼머티브 액션)을 제도화했다. 흑인 차별과의 싸움이 배경이었다.

그러나 2023년 6월 연방대법원이 하버드대 등의 입시 인종 우대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평균 학력이 높은 백인과 아시아계가 입시에서 불리하다는 불만이 커진 결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월 이 행정명령을 공식 폐지했다. 60년 넘게 당연하게 이어져 온 다양성 추진이 역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CCBNE는 지난 4월 지방법원에 낸 서면에서 연수회가 열린 2024년 9월 시점에는 “행정명령이 유효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위원회는 오랫동안 자발적인 여성 지원책을 요구해 왔다”고도 밝히며 뒤늦은 정책 전환에 당혹감을 내비쳤다.

CCBNE는 남성 직원에게 급여가 줄거나 승진 기회가 사라지는 손해가 없었다며 각하를 요구했다. 위원회는 “차별을 받은 원고 측은 어떤 불이익이든 제시하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2024년 4월 연방대법원이 내린 이른바 ‘멀드로 판결’에 기댄 논리다.

위원회가 진정을 받아들여 위법성을 인정한 시점은 트럼프 2기 취임 직전인 지난해 1월 13일이다. 스테파니 본스타인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노동법)는 “새 위원장 아래 위원회가 우선 추궁할 문제로 이 건을 일부러 고른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에게도 좋은 시험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간부직 인종 배분 목표를 뒀던 나이키도 백인 차별에 해당한다며 조사했다.

2010년대 위원을 지낸 제니 양 변호사는 “외국 기업이라도 모국의 방식을 미국에 들여오면 위법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은 여성 임원 확대 정부 목표 등으로 DEI에 적극적인데, 지금 미국에서는 그것이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린HD는 닛케이의 질의에 “각국·지역의 법 규제를 준수하면서 다양한 속성과 시각을 가진 직원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CCBNE는 현지 법적 절차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고 있고 계쟁 중이어서 개별 소송 내용에 대한 언급은 삼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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