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삶의 끝을 마주한 순간에도 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엄마가 있다. 자신의 고통보다 홀로 남겨질 아들의 미래가 더 걱정된다는 현옥 씨. 그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마지막까지 아들의 곁을 지키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EBS ‘나눔 0700’이 오는 8일 방송하는 ‘시한부 엄마의 마지막 소원’ 편에서는 5년 동안 104번의 항암치료를 견뎌낸 엄마 현옥 씨와 자립이 어려운 아들 승훈 씨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천에 거주하는 현옥 씨(56)는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은 뒤 긴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된 암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과 간으로 퍼졌다. 현재는 세 곳으로 전이된 말기 암과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옥 씨는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치료를 견뎌냈다. 간 절제 수술을 받았고 방사선 치료도 이겨냈다. 몸은 점점 쇠약해졌지만 치료를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아들 승훈 씨였다.
“살고 싶다. 승훈이 때문에 살고 싶다”는 현옥 씨의 고백에는 아들을 향한 깊은 사랑이 담겨 있다. 자신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아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는 마음이 그를 다시 병원으로 향하게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치료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만들었다. 항암치료에 필요한 비용만 한 달 700만 원 이상. 여기에 생활비와 각종 의료비까지 더해지면서 가족이 떠안은 빚은 수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104번의 항암보다 더 힘든 걱정…“엄마 없는 세상을 준비해야 한다”
항암치료 부작용은 현옥 씨의 일상까지 바꿔놓았다.
당뇨가 생겼고 시력에도 문제가 생겼다. 오른쪽 눈은 이미 실명한 상태이며, 남은 한쪽 눈 역시 언제까지 유지될지 알 수 없다. 기억력도 급격히 떨어져 방금 전 했던 일을 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몸은 점점 약해지고 있지만 현옥 씨가 가장 걱정하는 대상은 자신이 아니다.
아들 승훈 씨(28)는 중증 지적장애와 조현병을 앓고 있다. 인지 능력은 어린아이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혼자 생활을 이어가기에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승훈 씨는 과거 3년 동안 정신병동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재도 한 달에 한 번 조현병 치료 주사를 맞아야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식사와 위생 관리 등 기본적인 생활에서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 승훈 씨에게 현옥 씨는 세상에서 가장 익숙하고 안전한 존재다.
승훈 씨는 “엄마가 아프면 앞으로 어떻게 살까”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표현은 서툴지만 엄마를 향한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깊다.
■남겨질 아들을 위한 엄마의 마지막 준비
현옥 씨는 의료진으로부터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상태에서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면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현옥 씨는 포기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더 아들의 곁에 머물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없는 이후에도 승훈 씨가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 하루를 견딘다.
현재 승훈 씨는 자립센터에서 생활 훈련을 받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연습을 시작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도움이다. 아들에게 필요한 것은 혼자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지원이다.
현옥 씨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꿈이 아니다. 아들이 스스로 밥을 먹고, 일상을 이어가고, 누군가의 도움 속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승훈이를 예쁘게 못 키워줘서 미안하다”는 엄마의 말에는 아들을 향한 미안함과 사랑이 함께 담겨 있다.
■“조금만 더 함께 살고 싶어요”…모자의 시간을 지켜주세요
EBS ‘나눔 0700’은 한 통화 3000원의 후원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오는 8일 오전 11시 25분 방송되는 ‘시한부 엄마의 마지막 소원’ 편에서는 죽음 앞에서도 아들을 먼저 걱정하는 엄마 현옥 씨와 엄마를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아들 승훈 씨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말기 암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 엄마와 혼자 살아갈 준비가 필요한 아들. 두 사람이 조금 더 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응원이 전해질 예정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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