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대표팀이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이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구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의 모습. / 뉴스1
성 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된 기간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년이다. 이 사이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은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평가전 4경기 등 모두 7경기를 치러 5승 2무를 기록했는데, 놀랍게도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축구협회가 이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20명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사실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 파악됐다. 당시엔 공개되지 않았다가 6일자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심판국 관계자 진술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협회 소명자료 등을 근거로 성 접대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모두 조중연 전 축구협회장 재임 시절 일이다. 축구협회 직원은 접대 한 차례에 수십만원,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돈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정작 그라운드 성적은 좋았다. 첫 경기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이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대표팀을 은퇴한 뒤 처음 치른 평가전에서 조광래 감독의 A대표팀은 2011년 3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온두라스를 4-0으로 완파했다. 이정수 김정우 박주영 이근호가 골을 넣었다. 이틀 뒤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은 울산에서 김동섭의 결승골로 중국을 1-0으로 눌렀다.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박주영과 김영권이 한 골씩 넣어 2-1로 이겼다. 6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후반 41분 만회골을 내줬지만 승부는 지켜냈다.
가을부터 실전이 시작됐다. 홍 감독의 올림픽대표팀은 9월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오만을 2-0으로 꺾고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승리로 열었다. 10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폴란드전은 박주영의 멀티골로 2-2를 만들었다.
다만 이 경기는 조광래 감독이 선수 7명을 바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인 공식 교체 인원 6명을 넘기는 바람에 공식 A매치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박주영의 두 골과 상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골도 기록에서 지워졌다.
해가 바뀐 뒤에는 조광래 감독의 후임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을 맡았다. 2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최종전에서 대표팀은 이동국의 선제 결승골과 이근호의 추가골로 쿠웨이트를 2-0으로 눌렀다. 이 승리로 한국은 조 2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7경기의 마지막인 3월 14일 카타르와의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은 0-0으로 끝났다. 이미 본선행을 확정한 뒤였다.
경찰이 6일 오전부터 충남 천안에 있는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구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대한축구협회 사무실의 모습. / 뉴스1
성 접대는 경기 전날 밤이나 당일 새벽, 때로는 경기 도중에 이뤄졌다. 쿠웨이트전이 열린 2월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협회 법인카드로 50만원이 결제됐다. 문체부는 이를 심판 2명에 대한 접대로 판단했다. 오만전이 끝난 뒤인 9월 22일에는 경남 창원시의 안마업소에서 심판 4명 몫으로 76만원이 결제됐다. 카타르전이 열린 3월 14일에는 경기 도중인 오후 8시34분 역삼동의 중국 마사지 가게에서 19만8000원이 결제됐다. 접대 대상은 심판이 아니라 심판들의 향응 수수를 감시해야 할 감독관 1명이었다.
평가전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온두라스전을 앞둔 3월 25일 새벽 1시께 역삼동 안마시술소에서 심판 3명 몫으로 75만원이 결제됐다. 울산에서 중국과 맞붙은 3월 27일에는 경기가 끝나고 약 3시간 뒤 울산 남구 삼산동 안마방에서 심판 3명 몫으로 51만원이 결제됐다. 세르비아전과 폴란드전에서도 각각 심판 4명과 3명이 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비용을 결제한 심판국 직원 A씨는 문체부 조사에서 "안마 비용은 성매매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라며 "외국인 심판들이 공항이나 숙소 등에서 먼저 요구해서 접대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심판 업무를 맡았던 간부 B씨는 JTBC에 "심판의 기분을 잘 맞춰주려 그랬다"며 "그래야 호각을 잘 불어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B씨는 감독관의 눈을 피하려 결제가 주로 자정 안팎에 몰렸다고 했다.
축구협회는 "해당 사건은 15년 전 일로 협회의 문서 보관 연한이 5년에 불과해 모든 정황을 정확히 안내하기 어렵다"면서 "지금은 법인카드와 관련해 철저한 시스템을 마련해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7경기 중 두 무승부는 공식 기록에서 지워진 폴란드전과 본선행을 확정한 뒤 치른 카타르전이었다. 나머지 다섯 경기는 모두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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