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근접샷 금지'에 여성 육상선수의 항변 “몸이 금기시 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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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근접샷 금지'에 여성 육상선수의 항변 “몸이 금기시 되면 안 돼”

일간스포츠 2026-08-07 09:58: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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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024 파리올림픽 당시 클라버르.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혼성 16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리커 클라버르(28·네덜란드)의 발언이 화제다. 최근 유럽방송연맹(EBU)이 내놓은 중계 가이드라인에 대한 여성 선수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EBU와 유럽육상연맹은 지난달 여성 육상 경기 중계 지침을 발표했다. 

▶여성 선수의 특정 신체 부위를 장시간 비추거나 ▶뒤쪽·아래쪽에서 촬영하는 저각도 화면 ▶경기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도한 슬로우 모션 등을 피하도록 권고한 내용이 담겼다. 새 방송 가이드라인은 오는 10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유럽육상선수권대회부터 적용된다.

연맹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그간 육상 종목 선수들이 겪은 피해 사례 때문이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 동메달리스트 홀리 브래드쇼(영국)는 "경기가 생중계되는 과정에서 초고속 슬로우 모션 카메라가 유독 민망한 자세나 노출을 잡아내고, 이것이 온라인상에 부적절한 영상으로 편집돼 유포되는 직접적인 피해를 보았다"면서 많은 육상 선수가 필드·트랙 위에서 '카메라'와 싸움을 벌여왔다고 토로했다.

이는 그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OBS(올림픽주관방송사)에서도 꾸준히 지켜봐 온 주제다. 야니스 엑사르코스 OBS 최고경영자(CEO)도 "여성 선수들은 더 매력적이거나 섹시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엘리트 선수이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거"라며 일부 카메라 감독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네덜란드 육상선수 클라버르. 사진=연합뉴스

반면 가이드라인을 이유로 자율성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클라버르는 현지 매체를 통해 "사진기자와 카메라 담당자에게는 각자의 책임이 있다"면서 "여성 선수를 촬영할 때 기본적인 규범과 예의를 지켜야 하지만, 이러다 여성의 몸이 다시 금기가 될 수 있다. 나는 그러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 

또 일부 보수 매체들은 EBU의 권고가 위선적이라 반발한다. 남자 선수들은 신체적 강인함을 뽐내는데, 여자 선수들에 대해서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게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다. 또 미국 매체 데일리 와이어는 "여성 스포츠를 시청할 유일한 이유를 없애버렸다"는 원색적인 조롱도 전했다.

이현서 아주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방송을 보지 못한 상태에서 왈가왈부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한 뒤 "그간 여성의 신체가 과도하게 노출되는 특정 종목이 있다. 장대높이뛰기 종목 등 피해사례 등으로 인해 구체적인 지침이 나온건데, 선수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는 건 좋은 상황이라 본다"고 짚었다.  

여성 스포츠 시장은 꾸준히 확장 중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4월 세계적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글로벌 여성 엘리트 스포츠의 2026년 총매출이 역사상 처음으로 30억 달러(약 4조2500억원)를 돌파할 거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대비 25% 증가한 수치인데, 전체 수익의 45%가 스폰서십 등 상업 매출에서 발생했다는 게 특이점이다. 자극적인 화면으로 TV 시청자를 끌어들일 필요성이 이제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 배경이다.

이현서 교수도 "방송 기술이 과거와 비교해 크게 발전했다. 예전에는 육상 선수들의 기술을 재현하거나 찍어낼 환경이 아니었다"며 "지금은 선수, 기술의 서사를 담아낼 수 있는 환경이다"며 여성 스포츠 시장의 확대에 주목했다.

이어 "클라버르 선수의 발언도 일부 동의한다. 이런 가이드라인이 자율성 침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아직 수직적인 국내 체육계와 비교해 보면, 여성 선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건 긍정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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