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일제히 뛰어올랐다. 중동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긴장이 동시에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2.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3.8% 급등한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7.29달러로 2.8% 상승 마감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마즐리스) 국가안보위원회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적대국’ 소속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법안 초안은 현재 전문가 검토 단계에 있으며, 의회는 법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산유국에서 출발한 원유·가스가 전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다. 이곳에서의 통항 제한 가능성은 곧바로 공급 차질 우려로 이어져 유가를 자극한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수석부사장은 “원유 트레이더들은 미·이란 간 합의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협상 지연이 길어질수록 유가는 다시 상승 방향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 및 제재 완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란의 법안 검토 소식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멘 내전 격화도 유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예멘 후티 반군은 이날 마리브주와 하드라마우트주에 있는 정부군 기지 두 곳을 미사일로 공격해 최소 38명의 정부군 병사가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자신들이 장악한 사나 공항 공습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하며 휴전 종료를 선언했다. 동시에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를 천명한 뒤 홍해에서 사우디 선박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와 연결돼 유럽·아시아를 잇는 또 다른 주요 해상 물류·에너지 수송로다.
존 킬더프 어게인캐피털 파트너는 “긴장이 고조와 완화를 오가면서 시장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번 예멘 공격은 홍해 항로 역시 여전히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의 군사·정치적 불안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유가에 상시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이란 관계 경색과 예멘 내전 재격화가 겹치면서, 중동발 공급 리스크는 당분간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향방, 이란 의회의 실제 입법 여부, 예멘 전선의 확대 가능성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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