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가전제품은 단연 에어컨이다. 하지만 에어컨 리모컨 전원 버튼을 누르면서도 가슴 한구석에 느껴지는 불안함은 어쩔 수 없다. 조만간 집으로 날아올 여름철 전기요금 청구서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에어컨을 틀면서도 전기세 폭탄을 맞지 않을 방법이 없을지 고민을 거듭한다.
집에서 휴식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에어컨 전기세의 진짜 주범은?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따라서 에어컨 전기세를 아끼는 핵심 법칙은 딱 하나다. '실외기를 얼마나 적게, 그리고 짧게 돌리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에어컨을 켤 때 전기세를 아끼겠다고 미풍이나 약풍으로 약하게 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전기세를 더 많이 나오게 만드는 대표적인 실수다. 바람을 약하게 틀면 방이 천천히 식기 때문에, 실외기가 전력을 최대로 쓰며 돌아가는 시간이 훨씬 길어진다.
에어컨을 켤 때는 무조건 가장 낮추 수 있는 온도인 18도에서 20도로 맞추고, 바람 세기도 '강풍'이나 '파워 냉방'으로 틀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실외기가 초반에 힘을 바짝 써서 실내 온도를 순식간에 떨어뜨린다. 방이 충분히 시원해지면 그때 설정 온도를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는 26도에서 28도로 올려주면 된다. 방이 이미 시원해졌기 때문에 실외기는 이때부터 힘을 빼고 살살 돌아가며 전기를 훨씬 적게 쓰게 된다.
끄기 전 '송풍' 15분이 곰팡이와 냄새를 잡는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름철 차가운 얼음물 컵 겉면에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처럼, 에어컨도 찬 바람을 만들어낼 때 내부 부품에 엄청난 양의 물기가 생긴다. 이 물기를 말리지 않고 그냥 끄면 에어컨 속 어두운 구석에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한다. 곰팡이가 에어컨 내부에 꽉 차면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에어컨이 덜 시원해지고, 전기도 더 많이 먹게 된다.
이를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끄기 전 '송풍'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송풍은 에어컨의 찬 바람을 만드는 실외기는 끄고, 내부 팬만 돌려주는 '선풍기 모드'다. 에어컨을 끄기 전 15분에서 20분 정도 송풍 모드를 틀어놓으면 에어컨 안쪽에 맺힌 물기가 바짝 마른다. 최근에 나온 에어컨은 '자동 건조' 기능이 있어서 전원을 꺼도 알아서 바람을 틀어 말려주기도 한다. 송풍 모드는 선풍기 한 대 돌리는 정도의 전기만 쓰기 때문에 전기세 걱정 없이 에어컨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리모컨의 기능도 똑똑하게 써야 한다. '제습 모드'가 전기세를 아껴준다는 소문이 있지만, 사실 제습 모드도 실외기가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냉방 모드와 전기세 차이가 거의 없다. 다만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는 습기를 빼주어 더 시원하게 느끼게 해준다. 밤에 잘 때는 '열대야 취침' 모드를 쓰면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를 1~2도 알아서 올려주어 자는 동안 추워지는 것을 막고 전기도 아껴준다.
실외기 햇빛 가리기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외기 위에 햇빛을 가려주는 덮개나 은박 돗자리를 얹어주기만 해도 실외기 온도가 내려가서 전기세를 10% 이상 아낄 수 있다. 시중에서 몇 천 원이면 사드 실외기 커버를 씌워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커버를 씌울 때 실외기 앞쪽에 바람이 나오는 구멍을 가리면 안 된다. 앞구멍이 막히면 열이 안 빠져나가서 오히려 전기를 더 먹고 고장이 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실외기 근처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도 금물이다. 실외기 앞뒤로 최소 30cm 이상은 빈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바람이 잘 통한다. 너무 더운 한낮에는 실외기 윗부분에 물을 바가지로 조금 뿌려주면 열이 식으면서 에어컨이 훨씬 잘 돌아간다.
실내에서는 에어컨을 틀 때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같이 틀어주는 것이 필수다.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선풍기를 틀어주고, 천장 쪽을 향하게 놓으면 아래쪽에 깔린 찬 공기와 위쪽에 있는 더운 공기가 섞이면서 방 전체가 금방 시원해진다. 이렇게 하면 방이 식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실외기가 돌아가는 시간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알아두면 좋은 에어컨 꿀팁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둘째, 에어컨 바람 방향 조절과 멀티탭 안전 관리다. 에어컨 바람 날개는 위쪽(천장 방향)으로 향하게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찬 공기는 무게가 무거워 아래로 내려가고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 바람을 위로 보내면 방 전체 공기가 빠르게 균일해진다. 또한 에어컨은 순간 전력 소비가 크므로 일반 멀티탭을 사용하면 과열 화재 위험이 크다. 벽면 콘센트에 직접 꽂거나 4000W 이상의 에어컨 전용 고용량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켜자마자 5분 환기 법칙이다. 집에 돌아와 에어컨을 켤 때 곧바로 문을 닫지 않고 5분 동안 창문을 열어둔 채 강풍으로 가동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이 작동을 시작하는 초기 5분 동안 내부 배관에 남아있던 먼지와 잡냄새, 세균이 가장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초기 5분 환기를 통해 내부 공기를 바깥으로 내보내고 창문을 닫으면 훨씬 위생적이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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