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 관행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거액 성과급 지급 시 주주총회 의결을 의무화하는 방향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 영업이익은 성과급보다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투자에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고, 그에 준하는 것이 리스크를 지는 투자자”라며 “그런데 성과급 논쟁에서는 정작 주주와 투자자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구조를 두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구조에 반대한다. 최소한 이사회나 주주총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주와 투자자의 의견을 무시하는 기업에 어느 누가 투자를 하고 어느 누가 주주가 되려고 하겠느냐”며 “결국에 그 피해는 경영진과 노동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에 반하는 성과급 배분은 월권”이라고 규정했다.
김 장관은 거액 성과급 지급 시 주주총회 의결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관계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급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갈등을 줄이고,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관훈토론회에서는 최근 한미 관계의 현안으로 떠오른 ‘쿠팡 사태’에 대한 시각 차이도 언급됐다. 김 장관은 “미국에서 누구하고 대화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며 “미국의 정치인들과 만나면 쿠팡에 대해서 굉장히 과민 반응이 크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반면 “상무부나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 통상 당국자들은 쿠팡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훨씬 더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정치권 일각이 쿠팡을 한미 간 무역수지 적자 완화 수단으로 인식하는 점을 짚었다. “많은 미국 정치인이 쿠팡 덕분에 미국의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들이 한국에 수입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쿠팡이 싼 인근의 중국산을 수입한다고 이해하지, 미국산을 수입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 미국 정치인들이 “깜짝 놀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관은 “쿠팡 이슈의 본질은 한국 성인의 80% 가까운 정보가 유출되고 그것을 몇 달 동안 몰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미국 성인의 80% 정보가 외국에 유출됐는데 제대로 신고하거나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기업을 미국은 어떻게 대할 것 같냐”고 되묻고, 대부분이 이에 수긍한다고 말했다.
또 “만약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불이익을 줬다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겠느냐”며 “쿠팡 이슈가 한미 동맹이라는 기초나 기반을 흔들 만큼 한미 동맹이 옅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미 동맹과 별개로 개인정보 보호와 법 준수 문제를 엄정하게 다루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쿠팡 사태를 계기로 다시 부상한 대형마트 새벽 배송 허용 논란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뀐 유통 시장 변화에 맞게 국내 유통업체들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상인의 보호 문제도 함께 고려해 균형 있게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으로 김 장관은 성과급 제도, 개인정보 보호, 유통 규제 등 민감한 경제·통상 현안에 대해 원칙과 시장 신뢰를 중시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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