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주도 결의안 가결…본회의 채택 난망에 폴 위원장 "檢에 직접 전달"
상원, 파우치 휴대폰 사본 확보…하원도 청문회 소환 예고
(워싱턴·뉴욕=연합뉴스) 홍정규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연방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최근 청문회에서 묵비권을 행사한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상대로 '의회모독죄'를 적용키로 했다.
상원 국토안보위는 6일(현지시간) 파우치 전 소장의 의회모독 혐의를 인정하는 결의안을 공화당 주도로 가결했다. 민주당은 이에 반대했다.
파우치 전 소장의 '저격수'를 자처하는 랜드 폴 국토안보위원장(공화·켄터키)은 파우치 전 소장의 의회모독 결의안 표결을 위한 회의를 시작하며 "파우치에게 답변을 지시했지만, 그는 거부했다"고 가결을 촉구했다.
야당 간사인 게리 피터스 의원(민주·미시간)은 결의안 가결이 민주당의 참여 없이 폴 위원장의 "졸속 조사"로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 결의안이 상원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법무부에 송부되고, 검사는 사건의 기소 여부를 정한다. 다만, 본회의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해 53석인 공화당만으로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자 폴 위원장은 상임위 차원의 결의안을 법무부에 직접 전달하고, 대배심에 사건을 회부해 기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워싱턴 DC 연방검사에게도 사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민주당은 폴 위원장이 독단적 행동으로 상원 본회의를 우회해 연방법을 위반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결의안이 최장 12개월 징역으로 규정된 의회모독죄 기소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파우치 전 소장은 지난달 29일 청문회에 소환됐지만, 자신을 향해 쏟아진 질문에 형사상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5조'를 근거로 들어 묵비권을 행사했다.
당시 그는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 "무슨 색깔 넥타이를 맸느냐"는 등의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폭스뉴스는 파우치 전 소장의 답변 거부가 111차례였다고 집계했다.
청문회는 2020∼2021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시작됐다는 음모론, 그리고 당시 팬데믹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논란 등을 따져 묻자는 취지였다.
파우치 전 소장의 청문회 묵비권 행사가 적법했는지, 이에 대한 의회모독죄 적용이 가능한지를 놓고선 법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파우치 전 소장처럼 지난 2013년 하원 청문회에서 모두발언 이후 답변을 거부했던 국세청 관료 로이스 러너에 대해 의회모독 혐의 인정 결의안이 채택된 전례가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를 수정헌법 5조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불기소했다.
파우치 전 소장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선제적 사면'을 받아 수정헌법 5조 권리를 사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폴 위원장이 파우치 전 소장을 "감옥에 보내고 싶다"고 공공연히 발언하고 그의 위증죄를 입증하려 하는 상황에서 답변 거부는 정당한 방어권 행사라는 시각도 있다.
폴 위원장은 파우치 전 소장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어진 중국 우한 실험실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는데도 그 사실을 의회에 거짓말했다고 주장해왔다. 파우치 전 소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파우치 전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백신 무용론과 마스크·격리 반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출설 등이 근거 없다고 주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보복 대상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그를 향한 공격은 상원뿐 아니라 하원에서도 공화당 주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원 감독·정부개혁위원회 제임스 코머 위원장(공화·켄터키)은 파우치 전 소장의 청문회 이후 "그가 우리 위원회에서 했던 이전 증언을 지금도 유지하는지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상원 국토안보위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파우치 전 소장이 NIAID 재직 시절 사용했던 휴대전화 기기 사본을 확보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그의 행적과 관련된 추가 자료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연방공무원은 통상 퇴직 시 정부 소유 기기를 반납하게 돼 있으며, 파우치 전 소장 역시 퇴직 당시 정부가 지급했던 휴대전화 기기를 반납했다고 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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