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고차를 살 때 광고에서 본 가격과 실제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이른바 '깜깜이 수수료' 관행이 대폭 손질될 전망이다. 차량을 싸게 올려 소비자를 유인한 뒤 계약 과정에서 알선비와 성능보험료, 이전 관련 비용 등을 추가로 요구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정부가 총액 표시 의무와 환불 기준을 포함한 소비자 보호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중고차 거래의 가격·정보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매매업자가 온라인 플랫폼이나 광고를 통해 차량을 판매할 때 차량 가격만이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최종 금액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는 광고에 표시된 가격만 보고 매장을 방문한 뒤 계약 단계에서 알선 수수료나 각종 부대비용이 추가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성능점검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험료까지 소비자가 부담하는 경우도 있어 '광고 가격과 계약 가격이 다르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300만원 넘는 수리비라면 계약 해제 가능
정부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총액 표시를 의무화하고, 계약 직전 추가 비용을 붙이는 관행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경쟁이 보다 투명해지고 허위·미끼성 광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자 보상 제도도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성능점검 기록부와 성능보험 체계가 분리돼 책임 소재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기존 성능보험을 매매업자 의무보험으로 통합해 판매자가 보증 책임을 지는 구조로 바뀔 예정이다.
보장 기간과 항목은 확대하면서 보험료 부담은 낮추는 방안이 함께 검토된다. 특히 차량을 인도받은 뒤 7일 이내 엔진이나 변속기 등 주요 장치에서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고 수리 부담이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계약을 해제하고 환불을 요구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된다.
정부가 제시한 예시에는 수리비가 300만원 이상이면서 차량 매매가의 30% 이상을 차지하거나, 수리 기간이 30일 이상 소요되는 경우 등이 포함됐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거래 규모가 약 250만 대에 이르고 수출도 80만 대를 넘는 대형 시장이지만, 가격 정보의 불투명성과 하자 보상 미흡이 오랜 문제로 꼽혀 왔다.
소비자원과 지방자치단체에도 계약 후 추가 비용 청구, 사고·침수 이력 고지 미흡, 성능점검 결과와 실제 상태 불일치 등에 대한 분쟁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하고 세부 기준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광고 단계에서 실제 부담 금액을 확인할 수 있고, 판매자는 하자와 비용에 대한 책임을 보다 명확히 지게 돼 중고차 거래의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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