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 지방의회법 제정,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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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지방의회법 제정,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경기일보 2026-08-06 20:04: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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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 한국자치입법 전문가협회장

 

7월1일부터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국회에서도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이제는 그 논의를 하나의 결론으로 모아야 한다. 바로 ‘지방의회법’ 제정이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35년이 흘렀다. 지방의회는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심의하며 결산을 승인하고 행정을 감시하는 주민대표기관으로 성장했다. 주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다.

 

그러나 우리의 제도는 아직도 지방의회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 국회에는 ‘국회법’이 있고 법원에는 ‘법원조직법’이 있다. 하지만 지방의회를 체계적으로 규율하는 독립 법률은 없다. 지방의회의 조직과 권한, 운영은 여전히 ‘지방자치법’의 일부 조문에 흩어져 있을 뿐이다. 지방정부는 독립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지방의회는 여전히 종속적인 틀 안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2022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은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제도는 지방의회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그러나 현장의 평가는 다르다.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조직권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정책지원 인력은 증가하는 입법 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 예산 분석, 입법 영향평가, 정책연구, AI 기반 의정지원 등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기능을 수행하기에는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

 

지방의회가 다루는 정책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저출생과 초고령사회, 지방 소멸, 기후위기, 인공지능 전환, 지역균형발전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정책 역량을 요구한다. 수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심의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과 제도는 여전히 부족하다면, 결국 그 부담은 주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지방의회법이 지방의회의 권한만 확대하는 법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다. 지방의회법의 본질은 권한 확대가 아니라 책임성과 전문성의 제도화에 있다. 의회사무기구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정책지원체계를 체계화하며, 의원 교육과 윤리기준을 정비하고, 주민 참여와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강한 지방의회는 곧 더 많은 책임을 지는 지방의회이며, 그 혜택은 주민에게 돌아간다.

 

지방분권은 지방정부만 강해진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집행기관을 감시하고 정책을 검증하는 지방의회가 함께 성장해야 비로소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가 작동한다. 지방정부의 권한은 확대되는데 지방의회의 제도는 과거에 머문다면, 지방분권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국회와 정부에 제안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특정 기관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를 위한 국가적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 여야를 떠나 지방분권을 말한다면, 지방의회의 제도적 독립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또한 정부도 지방의회의 역량 강화가 결국 정책의 완성도와 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방자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다. 그 뿌리가 튼튼해야 국가 경쟁력도 살아난다. 이제 지방의회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과제다.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건강한 균형을 이루는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를 열기 위해, 제22대 국회가 반드시 완수해야 할 입법이 바로 ‘지방의회법’ 제정이다. 그것이 지방분권을 완성하고 주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자치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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