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첨단 로봇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전자부품 기업들이 로봇용 핵심 부품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카메라 모듈과 센서, MLCC 등 부품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LG이노텍, 로봇 인식 기술 확보
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등 이동형 로봇 제품을 국가안보 우려 대상 목록에 포함했다. 해당 목록에 오른 제품은 미국 내 판매와 수입 과정에서 필요한 신규 인증 발급이 제한된다.
미국 정부는 외국산 제품 전체를 대상으로 조치를 내렸지만, 업계에서는 중국 로봇 기업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이는 가운데 미국이 관련 제품과 부품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비전 센싱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비전 센싱은 카메라와 센서를 활용해 주변 환경과 물체 정보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장애물을 피하고 작업 대상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영상 인식 능력이 필요하다.
회사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분야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03'에 비전 센싱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Boston Dynamics의 차세대 로봇 적용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비전 센싱은 로봇이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임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술로,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로봇 부품 공급 업체를 선정할 때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 관리와 제품 신뢰성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산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카메라·MLCC 기술 활용
삼성전기도 기존 전자부품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관련 부품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전자기기의 전류 흐름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부품으로, 다양한 전자 장치에 적용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여러 전자 부품이 필요한 만큼 관련 부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글로벌 고객사와 로봇용 카메라 모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화질 영상 인식과 3차원 센싱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과 전장 분야에서 쌓은 부품 기술을 로봇 분야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카메라와 센서, 통신 부품 등 다양한 전자 부품이 필요한 제품"이라며 "기존 전자부품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은 기업들이 로봇 부품 시장에서 경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여서 실제 대량 생산과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로봇 기업과의 협력 규모와 양산 일정, 부품 공급 계약 확보 여부가 향후 성과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폴리뉴스 정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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