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전현준 기자]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단체가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정책세미나를 열고 제작극장으로서의 역할과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부산오페라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 시민단체는 지난 5일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어디로 가야 하는가-초청극장을 넘어 100년 제작극장으로'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운영 방향과 개관공연, 제작 시스템 구축 등을 놓고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정달식 부산일보 논설위원은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체성과 미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중심이 되는 제작극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논설위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오페라 '오텔로' 개관공연을 언급하며 "개관공연은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며 "완성된 해외 작품을 들여오는 방식이 제작극장이라는 설립 취지와 부합하는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 스칼라 공연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약 105억 원 규모의 공연 예산과 지역 예술인 참여 부족은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공립 오페라 한 편 제작비와 부산시 예술인 지원 규모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예산"이라며 "기업 후원금과 시민이 부담하는 공연 티켓 비용 역시 부산의 문화자산인 만큼 전체 비용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완성된 해외 작품을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으로는 지역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제작 인력이 참여할 기회가 제한적"이라며 "공동제작과 제작기술 이전, 장기적인 협력체계를 마련해야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제작 역량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논설위원은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경쟁력은 건물보다 운영 시스템에 달려 있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라며 "지역 오케스트라와 성악가, 제작 인력이 참여하는 부산형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청년 문화예술인의 일자리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관을 서두르기보다 시범 운영을 통해 운영체계를 충분히 갖추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문화예술 전문매체 '더무브'의 임효정 발행인은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의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임 발행인은 "최근 세계 오페라극장은 유명 공연을 초청하는 방식에서 공동제작과 창작자 육성, 국제 협력 네트워크 중심으로 운영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부산오페라하우스도 단순 초청공연보다 공동제작을 통해 제작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 스칼라 공연은 초청공연이나 시범공연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상징하는 작품은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창작오페라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모와 위촉을 통해 준비 중인 창작 작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제작극장이라는 목표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또 "4천억 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건립하는 오페라하우스인 만큼 세계적인 공연장을 지향하는 동시에 지역 예술인과 함께 성장하는 제작 플랫폼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해외 주요 오페라극장들도 공동제작과 레퍼토리 축적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는 발제에 이어 종합토론과 참석자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으며,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개관 방향과 제작극장 운영 방안, 지역 예술인 참여 확대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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