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김가영 키즈' 박정현(하림)이 프로당구로 이적한 지 한 시즌 만에 LPBA 투어 챔피언에 올랐다.
박정현은 '포켓볼 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을 꿈꾸며 성장한 대표적인 '김가영 키즈'다. 김가영에게 포켓볼을 배운 그는 김가영이 프로당구 무대로 옮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3쿠션으로 전향하며 스승의 뒤를 따랐다.
김가영이 LPBA 투어에서 제2의 전성기를 써 내려가는 동안, 박정현은 대한당구연맹 소속 선수로 활약하며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태백산배 전국3쿠션당구대회'를 3년 연속 제패하며 '태백 당구여신'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약했다.
지난 2025-26시즌 PBA에 입성한 박정현은 데뷔 시즌 세 번째 대회 만에 8강에 오르며 LPBA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한 시즌 동안 PBA 무대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그는 이번 시즌 3차 투어 '친환경 건축자재 에스와이 LPBA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2강부터 히다 오리에(일본·PBA 브레이커스), 임경진(PBA 브레이커스), 백민주(크라운해태) 등 LPBA 챔피언 출신들을 연이어 꺾은 박정현은 16강전에서 하이런 11점을 기록하며 '퍼펙트큐'를 달성했다. 이어 백민주와의 8강전에서는 애버리지 1.947을 기록해 '웰컴톱랭킹'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대회를 완성했다.
대회를 모두 마친 뒤에도 박정현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현실이 아닌 것 같다"며 "우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를 하지 않았던 만큼 더 만족스러운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우승이라는 결과도 기쁘지만, 그 과정이 더 만족스러웠다"며 퍼펙트큐와 웰컴톱랭킹까지 거머쥔 이번 대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우승 비결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에는 PBA 테이블 적응이 쉽지 않았다"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연습장에 PBA 테이블을 설치해 훈련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덕분에 뱅크샷 비중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결승전에서는 강유진의 뱅크샷 공세에 흔들리기도 했던 박정현은 "2세트가 가장 큰 고비였다. 나는 뱅크샷 미스가 많았는데, 강유진 선수는 뱅크샷을 너무 잘 쳤다. 뱅크샷으로 격차가 벌어지면서 쉽지 않다고 느꼈다. 그래도 상대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고 내 공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앞선 두 차례 대회에서 모두 16강 탈락의 아쉬움을 남긴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인드 컨트롤에 특히 신경을 썼다.
"이번 대회는 16강에서도 '이건 16강이 아니다'라고 계속 스스로에게 말했다. 8강에서도 그랬고, 결승에서도 '결승전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부담을 덜려고 했다."
결승을 앞두고는 두 스승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포켓볼 스승' 김가영은 "방심하지 말고 하던 대로 하라"고 조언했고, '3쿠션 스승' 김병호(하나카드)는 "너 자신을 믿고 공을 치라"고 격려했다.
박정현은 "LPBA에서 김가영 선수가 이룬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라며 "이번 우승으로 첫걸음을 뗐지만, 그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도 더 많이 배우며 성장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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