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좌완 선발 김진욱(24)은 올 시즌 데뷔 6년 만에 기량을 꽃피웠다.
김진욱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 동안 136경기에 등판해 13승 18패 16홀드 평균자책점 6.40에 그쳤다. 강릉고 2학년 시절 최동원상을 받으며 전체 1순위로 지명됐던 높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6일까지 19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13, 탈삼진 93개를 기록해 리그 정상급 투수로 탈바꿈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 이닝(109⅓이닝)을 달성했고, 왼손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로 올라섰다.
최근 부산 사직구장에서 본지와 만난 김진욱은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된 상황에서도 2시간 동안 실내 웨이트 훈련 등을 통해 몸 관리를 이어갔다. 그는 올 시즌 호성적의 비결로 비시즌 일본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 랩에서 2주간 훈련했던 걸 떠올렸다. 김진욱은 "프로에서 5년 동안 좋은 성적이 없었다. 저는 멘털적인 문제가 고민이었는데, 부모님이나 형들과 상의하면서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한국에도 좋은 지도자와 시스템이 있지만, 색다른 관점으로 세밀하게 문제점을 보고 싶어서 일본으로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김진욱은 변화구를 던지는 모든 과정을 새롭게 접근했다. 바이오 메카닉을 통해 보완점을 훈련해서 마지막 날에는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는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총 4개 구종을 실전에서 구사하는데 올 시즌에는 "기술적인 면에서 훨씬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사율이 높은 패스트볼(50.1%)과 슬라이더(29.3%)는 "자신 있게 던진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직 스쿠발'로 불리는 김진욱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좌완 투수인 타릭 스쿠발은 물론, 일본 투수들의 영상을 자주 찾아보면서 영감을 얻는다고 소개했다. 김진욱은 "스쿠발은 등판한 경기를 거의 무조건 챙겨본다. 일본 투수들은 로케이션이나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흐름을 본다"고 말했다.
올 시즌 5선발로 출발해 1선발급 활약을 펼치는 김진욱은 "제가 당장 형들을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외국인 선수들은 물론 나균안 형이나 박세웅 형도 워낙 좋은 공을 갖고 있어서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했다.
김진욱은 올 시즌 후반기 들어 3차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통증을 느껴 4~5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검사 결과는 '깨끗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햄스트링에는 이상이 없다. 저도 평소엔 괜찮은데 경기할 때 왔다 갔다 한다. 처음으로 이닝을 많이 던지고, 구속도 빨라지고, 기술적으로도 달라지면서 몸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1년을 꾸준히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낀다. 형들이 어떻게 경기 운영을 하고, 어떤 타이밍에 어떤 공을 던져서 체력 관리하는지를 옆에서 보고 배운다"고 말했다.
쇼핑과 독서가 취미인 김진욱은 평소 멘털 관련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린다. 그는 "원정 버스 이동할 때나 경기 후 집이나 호텔로 돌아갈 때 집중력을 발휘해서 읽는다. 최근에 본 것 중 기억에 남는 책은 '내면 근육'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민훈기 SPOTV 해설위원과 일화를 소개했다. 김진욱은 "경기 전에 항상 보던 게 '이기는 선수의 심리공식'이라는 책이었다. 민훈기 위원님이 번역했다. 그런데 한 번은 제가 그 책을 잃어버려서 사직구장에 오신 위원님께 '구할 수 있는지' 부탁드렸다. 그때 집에 2권만 남아 있던 걸 흔쾌히 선물해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인 김진욱은 다음 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의 좌완 선발 에이스로 나설 예정이다. 김진욱은 "지금은 롯데의 다음 경기가 기다리고 있어서 실감이 나지는 않는다. 가서 모여서 경기해야 조금씩 실감이 날 것 같다"며 "올 시즌은 다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규정이닝이나 평균자책점은 시즌 중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 페이스가 상당히 좋아서 시즌 끝날 때까지 도망가지 않고 좋은 투구를 하고 싶다. 김태형 롯데 감독님이 원하는 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팀의 1선발이 되는 게 목표다. 특히 김진욱은 롯데 좌완 선발 에이스였던 주형광, 장원준의 계보를 잇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진욱은 "아버지가 롯데 팬이셔서 어릴 때부터 TV로 롯데 경기를 많이 봤다. 좋은 추억이 많다"며 "롯데에서 좌완 1선발 하면 주형광 코치님과 장원준 선배였다. 저도 더 좋은 선수가 돼서 팀의 1선발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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