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6일 오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왔습니다. 처음부터 듣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김 후보의 발언이 전당대회 승리 뒤 가진 승자의 인터뷰로 오해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김 후보가 8월 18일(전당대회 대표 확정 다음 날)에 민주당의 통합·연대·확장을 위해 6개 위원회를 즉각 구성하겠다고 밝힌 장면은 자신감의 선을 살짝 넘은 것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경선이 이제 3분의 1을 돌았을 뿐인데 경선 후보의 공약이라기보다 이미 당선된 사람의 ‘조각’ 발표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김어준씨의 질문도 날이 서 있지 않았습니다. 특유의 말 자르기는 거의 없었고 공격적인 ‘되묻고 캐묻기’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하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김 후보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자체가 이 인터뷰의 메시지였는지도 모릅니다.
김 후보는 “명청대전이 없으면 뭐 하러 총리를 그만뒀겠느냐”며 정청래 후보를 거세게 몰아붙였습니다. 방어가 아니라 공격, 그것도 여유 있는 공격이었습니다.
김민석 후보의 지나친 자신감과 대조적으로 친청계 일부 커뮤니티는 활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정청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희망고문은 하지 않겠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라고 말했습니다.
대세가 아직 기운 것도 아닌데 전당대회 흐름이 김민석 쪽으로 흐르는 걸 자인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아직 결과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김민석의 자신감과 친청계 일부의 ‘겸허함’은 6일 김 후보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그 대비가 극에 달한 것 같았습니다.
한쪽은 벌써 승리 이후를 준비하는 듯하고, 다른 한쪽은 끝까지 힘을 내자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박빙으로 끝난 1라운드 결과를 떠올리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만약 이런 분위기가 실제 민심을 반영한다면 8·17 전당대회는 투표함이 열리기 전에 이미 흐름이 기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어제 필자는 정청래 후보를 향해 물었습니다.
“김민석의 호남 우세론에 정청래는 무엇으로 답할 것인가.”
그런데 오늘 김민석 후보의 인터뷰를 지켜본 뒤에는 질문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이 경선에서 더 무거운 질문을 받아야 할 사람은 정청래가 아니라 김민석일 수도 있습니다.
김민석 후보는 “명청대전과 갈등이 없으면 뭐 하러 총리를 그만두고 나왔겠느냐”고 말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후보 사이의 불화설을 기정사실화 했습니다. 그는 “당청 간 긴밀한 조율이 실제로 잘되지 않은 것은 불편한 진실”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청래 후보는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당청 간 불협화음(‘명청대전’)이 정청래의 자기정치 때문이었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명청대전이라는 거는 사실은 이제 제가 시작한 건 아니고 오랫동안 존재한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후보는 “(명청대전) 실체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사안의 케이스도 뭐 충분히 많습니다”라며 당청 불협화음의 사례를 일일이 열거했습니다. 그 중에서 정청래 후보가 보완수사권 논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는 주장은 충격적입니다.
김어준씨가 정 후보의 지연 이유를 묻자 그는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전당대회 때까지 이 이슈를 끌고 오려고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정청래 후보가 전당대회에서 선명성과 개혁성을 강조하는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짜도록 이재명 개혁의 핵심 과제인 검찰개혁(보완수사권) 아젠다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킨 것이 대표적인 자기정치 사례라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론 일방적 발표, 지방선거 때 당 지도부의 이재명 대통령 사진 사용 금지 결정, 주가지수 5000 달성 때 합당론으로 ‘묻어버리기’,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대통령 비판 때 반대 언급 부재 등 따지고 보면 10여개가 넘는 정 후보의 자기정치 사례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명청대전’의 결과로 나온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또한 김민석 후보는 정 대표가 연임을 하게 되면 “호남 메가프로젝트가 흔들릴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당청 관계가 흔들리면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 지점에서 김 후보의 문제의식은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집권 초반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엇박자는 국정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고 대규모 국책사업 역시 정치적 안정이 뒷받침돼야 추진력을 얻는다는 것은 정치의 상식입니다. 당정이 한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는 원칙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김 후보도 함께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당청의 긴밀한 관계의 최종 목표점은 어디여야 할까요. 이재명 정부,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특정 정치인의 정치적 자산으로 읽히기 시작하는 순간 당정 일체는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김 후보는 지금까지 줄곧 “자기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특히 김 후보가 총리직을 내려놓고 당권에 도전한 것도 결국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선택이라고 누차 강조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그 원칙은 분명히 지켜져야 합니다.
사실 여당 대표 자리는 본질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 자리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갈등 조정 능력이 있는 유능한 정치인이 맡아야 합니다. 이 말은 곧 여당 대표에 적합한 정치인이 곧 차기 대권주자라는 인식과도 연결이 됩니다.
한국 정당의 역사를 보면 당권은 언제나 차기 대권으로 이어지는 발판이었습니다. 여당 대표를 맡는 순간 차기 주자로 거론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주자에게 필요한 것은 대권을 부인하는 말이 아니라 당 대표 임기 동안만큼은 자신의 정치적 미래보다 국정 성공을 앞세우겠다는 실천이 더 중요합니다.
김 후보가 강조하는 당청 일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과 긴밀히 호흡하는 모습이 훗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수단으로 비쳐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는 순간 김 후보가 오늘 정청래 후보에게 던진 비판 역시 언젠가는 부메랑이 돼 그를 옭아맬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김 후보에게 필요한 것은 더욱 선명한 선당후사의 원칙입니다. 당 대표의 모든 권한과 영향력을 오직 이재명 정부의 개혁 성공에만 쓰겠다는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그 원칙을 끝까지 지키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제2의 명청갈등을 반복하지 않는 가장 확실한 실천 방식입니다.
김민석 후보는 지금 자신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자신에게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당권이 자신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책임의 자리라는 점을 끝까지 보여줄 수 있을 때 비로소 그가 말하는 ‘원팀’도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선거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믿는 정치인에게는 승리보다 더 어려운 질문이 있습니다. ‘권력을 자신의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가.’ 김민석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그것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말하는 정치인이 지켜야 할 첫 번째 약속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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