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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리센느·아이오아이·에스파·아일릿. 멜론 TOP100 상위 10곡 가운데 무려 6곡이 걸그룹 노래다. 지금 음원 차트의 주인공은 단연 걸그룹이다.
그런데 잘나가는 것과 오래가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대중의 사랑을 빠르게 얻는 걸그룹이 정작 팀을 유지하는 기간은 보이그룹보다 2년 정도 짧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신여대 김정섭 교수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데뷔한 아이돌그룹 1182팀을 분석한 결과, 걸그룹의 평균 존속 기간은 3.13년이었다. 보이그룹은 5.11년으로 약 2년 더 길었다. 걸그룹의 평균 수명은 통상적인 전속계약 기간인 7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팬덤의 소비력이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팬덤의 성비가 팀의 수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소비에 적극적인 여성 팬에 비해 남성 팬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편”이라며 “실제로 여성 팬덤이 두꺼운 걸그룹이 오랫동안 활동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은 노래 한 곡이 히트하면 음원 차트와 광고계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멤버가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주목받으면 팀의 인지도도 함께 오른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새로운 노래와 신인에게 옮겨가면 주 수익원이 흔들리고, 팀을 유지할 힘도 약해진다.
반면 보이그룹은 음원 성적이나 방송 노출이 주춤해도 팬들이 음반과 공연 티켓, 각종 MD를 꾸준히 구매한다. 새 앨범을 여러 장 사고 국내외 공연장을 따라다니는 팬덤은 긴 공백도 견딘다. 반복적으로 매출을 만드는 힘에서 보이그룹이 앞선 셈이다.
결국 팀의 존속 여부를 가르는 것은 ‘얼마나 많이 알려졌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팔리느냐’다. 이 관계자는 “절대적인 기준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걸그룹은 새 앨범을 낼 때마다 20만∼30만 장 정도는 꾸준히 팔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음원은 실물 음반보다 매출 규모가 작다”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음반과 공연, 굿즈 매출이 계속 발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균 3.13년을 훌쩍 넘어선 걸그룹도 있다. 트와이스와 레드벨벳은 데뷔 10년을 넘겼고, 블랙핑크도 10주년을 앞뒀다. 세 팀은 완전체와 솔로, 연기, 유닛 활동을 병행하며 멤버별 경쟁력을 키우고 팬들이 소비할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히트곡은 당장의 수익을 책임질 수 있지만 앞으로의 10년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반짝 인기’가 지난 뒤에도 객석을 채울 팬을 만드는 것. 걸그룹의 장수 경쟁은 음원 차트 1위에 오른 뒤부터 시작된다.
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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